세일즈를 잘한다는 말을 들으면, 보통 화려한 말솜씨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메타에서 11년간 최고매출책임자(CRO)를 지낸 데이비드 피셔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가 꼽은 탁월한 세일즈의 조건은 화술이 아닌 정직함이었습니다.
이 인터뷰를 정리한 사람은 Julie Zhuo입니다. 페이스북에 첫 인턴으로 들어가 디자인과 리서치를 총괄하는 임원(VP)까지 오른 사람이고, 지금은 AI 시대의 분석 도구 Sundial을 만들고 있습니다. 피셔가 합류했을 때 페이스북 매출은 7억 5천만 달러였고, 광고는 아직 핵심 사업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퇴임한 2021년, 매출은 1천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그런 회사를 만든 사람의 말이라 더 귀 기울이게 됩니다.
이 글이 특히 와닿은 건, 제가 사용자 접점에서 리서치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말하는 ‘좋은 세일즈와 탁월한 세일즈의 차이’는 리서치에서도 매번 똑같이 부딪히는 문제였습니다.
설명하는 사람과, 직접 해내는 사람
메타 영업팀은 6개월마다 제품 시험을 봤습니다. 그런데 진짜 기준은 점수가 아니었습니다. 광고주의 자리에 앉아 광고주 방식 그대로 캠페인을 운영하고 목표까지 맞출 수 있는가. 못 하면 아직 제품을 모르는 겁니다.
리서치도 같습니다. 기능을 시연하는 리서처와, 사용자의 하루를 직접 살아본 리서처는 다릅니다. 설명할 수 있는 것과 직접 해낼 수 있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고객의 문제를 자기 일처럼
고객이 예산을 잘못 설정해 집행이 제대로 안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따지면 고객의 실수입니다. 그런데 탁월한 사람은 고객 탓으로 넘기지 않았습니다. 자기 일처럼 함께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신뢰는 일이 잘 풀릴 때가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려는 태도로부터 만들어집니다.
사용자의 실수는 대개 설계의 빈틈에서 옵니다. 만드는 이가 사용자를 탓하는 순간, 나아질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듭니다.
말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를 보기
담당자가 아무리 적극적이어도, 그 위 결정권자는 매우 신중할 수 있습니다. 구매팀이 아니라 재무팀에서 신규 계약을 막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탁월한 영업대표는 담당자의 말만 듣지 않고 내부 이해관계자를 함께 봅니다.
이건 UX 리서치의 핵심과 정확히 같습니다. 인터뷰에서 사용자가 한 말과, 그가 실제로 할 수 있는 행동은 다릅니다. 말을 그대로 받아 적는 게 아니라, 그 말이 나온 맥락을 읽는 게 리서치입니다.
가장 불편한 질문을 하는 유난한 사람
어떤 영업대표는 분기마다 실적이 크게 오르내렸습니다. 보통은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축하하고 넘어갑니다. 피셔는 그 변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물었습니다. 진짜 가치를 만든 건가, 아니면 다음 분기에 줄일 지출을 미리 끌어온 건가.
데이터 기반 행동지표에서도 우리는 자주 같은 착각을 합니다. 체류시간과 리텐션이 올랐을 때, 사용자가 좋아서 머문 건지 아니면 다른 일에 밀려 깜빡하고 둔 건지 알아야 합니다. 결과가 나쁘지 않을 때 그 숫자를 의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무나 하지 않습니다.
큐레이터의 문장 🎒
네 가지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제품이든 고객이든 지표든, 불편한 사실을 피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세일즈가 어렵게 느껴질 때, 그건 노력이나 매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대개는 불편한 사실 하나를 편하게 지나치고 있어서입니다. 사용자 경험도, 제품도 비슷합니다.
익숙한 공급자의 자리에서 일어나, 고객의 자리에 앉아보는 것. 답은 늘 거기에 있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좋은 세일즈와 탁월한 세일즈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좋은 세일즈는 제품을 잘 설명하고 고객 문의에 성실히 응답합니다. 탁월한 세일즈는 고객의 자리에 앉아 고객의 일을 직접 해내고, 문제를 자기 일처럼 받으며, 말 뒤의 이해관계까지 읽습니다. 데이비드 피셔는 그 차이를 화술이 아니라 정직함으로 정리합니다.
세일즈 이야기가 UX 리서치와 어떻게 연결되나요?
둘 다 공급자의 자리에서 일어나 고객의 자리에 앉을 때 시작됩니다. 사용자가 한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르듯, 좋은 리서치는 말을 받아 적는 대신 그 말이 나온 맥락을 읽습니다. 불편한 사실을 피하지 않는 태도가 핵심입니다.
잘 나온 지표를 의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체류시간이나 리텐션이 올라도, 사용자가 좋아서 머문 것인지 다른 일에 밀려 깜빡하고 둔 것인지는 다릅니다. 결과가 나쁘지 않을 때 숫자를 의심하기는 어렵지만, 진짜 가치를 만든 것인지 되묻는 일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릅니다.
📖 이 글에 영감을 준 책

공급자의 자리에서 일어나 고객의 자리에 앉는 일. 그 관찰자의 태도를 더 깊이 들여다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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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Julie Zhuo, “The Art and Excellence of Sales“, The Looking G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