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리서치를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방망이를 깎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방망이의 손잡이를 정교하게 깎아서 손에 쥘 때 불편함이 없도록 해서, 마늘을 빻기 더 쉽게 만드는 일. 방망이의 손잡이는 부드럽게 깎고, 마늘이 닿는 부분은 둥글지만 거칠게 다듬어야 쓸만한 방망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엉뚱하게 가운데를 매끈하게 깎거나, 반대로 손잡이는 거칠고 재료에 닿는 부분을 부드럽게 만든다면 엉뚱한 제품이 만들어질 겁니다.
UX 리서치를 정의하는 또 다른 방법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미를 살펴보는 것인데요. 우아한형제들 프로덕트비전팀 김기성 님은 리서치를 PM에게 문제를 정의할 수 있도록 하는 나침반, 프로덕트 자체를 더 자세히 관찰하거나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사용자를 더 자세히 관찰하는 돋보기, 마지막으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지름길로 정의했습니다. 결국 이 3가지는 PM이 질문을 통해 제품을 출시하거나, 기능을 개선해가는 과정에서 설득을 할 수 있는 판단 근거를 확보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토스에 이어서 우아한형제들에서도 PM 세션을 진행했는데요. 저는 리서치 관련한 영상을 여러 번 반복해서 살펴봤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PM, 리서치, 디자인, 데이터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고 어떻게 활용하는지 소개함으로써 업계에 더 많은 표본이 쌓이면 좋겠습니다. 개인 차원의 표본도 늘어야 하지만, 업종과 기업 표본이 늘어나야 자신의 커리어를 고민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적으로 또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면, 앞으로 뛰어난 직원을 채용하려고 하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일 방식을 PM, PO 세션을 통해 경쟁적으로 알릴 겁니다. 기업을 돋보이게 하는 데에는 여러 방식이 있습니다. 광고, 공격적인 보상, 해외진출, 일하는 방식의 소개 등. 조직문화나 일하는 방식을 전달하는 방법으로서 PM 세션은 아주 효과적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일하는지 내부와 외부에 가장 자연스럽고 묵직하게 전달하는 방식은 덤덤히 자신의 일과 일에 대한 인식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유용한 정보와 개인의 스토리가 모두 담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