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 오래 하기 어렵습니다. 좋아하는지 계속 확인을 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보통 정성적인 평가(명성)나 정량적인 매출(돈)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히 좋아하는 정도가 강력한 브랜드를 떠올리면 확고한 정체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체성을 들여다보면 다름이 있습니다. 서비스는 남들보다 더 빠르거나, 저렴하거나, 쉽거나, 아름다우면 되지만 브랜드는 성격이기 때문에 나음으로 성립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뭔가를 만들 때 남이 좋아하는 것에 더 신경을 쓴다. 하지만 진짜 크리에이티브는 내가 깊이 좋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무엇을 언제 좋아했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구체성을 끝까지 파고들면 브랜드 하나가 만들어진다. 나음의 영역은 그저 더 낫게 만들고 싶은 욕구에서 나온 것이므로 남들이 좋아할 거 같은 것, 그들을 놀라게 하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하지만 다름의 영역은 온전히 나에게서 나온, 내가 깊이 좋아하는 것과 내 스토리에 맞는 디자인을 말한다.
조수용 전 JOH 대표, 현 카카오 대표
무언가에 빠져야, 나음이 아닌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