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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바리 시즌3 세 번째 모임을 마치고, 다크 패턴과 ‘홍대병’에 대하여

<리서치 하는데요>는 작년부터 시즌제로 이어가고 있는 독서모입입니다. UX 리서치에 관심이 있거나 더 나은 사용자 경험에 대해 본질적으로 고민하는 잔잔한 모임을 1년 동안 계속하는 이유는 반취약성(anti-fragile)을 의식하기 위해서입니다. 3번째 모임에서 함께 읽은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 저자는 “가능한 젊을 때 많은 실패를 맛보는 것, 여러 조직과 커뮤니티를 경험하면서 인적 자본과 사회 자본을 한 장소가 아닌 분리된 여러 장소에서 형성하는 것 등의 요건이 중요해진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철학을 제목에 담은 책을 함께 읽고 사용자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모임은 많지 않습니다. 금요일 저녁, 강남역에서 모임을 거듭하며 멤버들 사이에는 신뢰가 조금씩 쌓이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통해, 내 생각과 다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프로세스를 통해 불안을 거쳐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달 모임에서는 사용자 경험에 대한 실용서 <글로벌 UX 연구원은 이렇게 일합니다>를 한국 상황에 비추어보며 비판적으로 읽고 이야기했습니다. 어제 11번째 모임에서는 제목에 ‘UX’가 아닌 ‘철학’과 ‘삶’을 담은 철학책을 읽으면서 사람의 감정과 행동, 사회적 비교, 조직에 속한 개인의 선택과 의식에 대해 토론했는데요. 발제문 행간에 담아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던 맥락과 머리가 띵!했던 순간들을 정리했습니다. 모임을 마친 후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기록하고 공유하기를 지속하려고 노력 중인데 이미 휘발된 것들도 있습니다. 휘발된 것들에 대해서는 10월 16일(수) 18:30부터 스튜디오오오이에서 단서를 함께 모으고 엮어보겠습니다.

지난 모임기 [별책부록] 공유하고 연결되는 보너스 (feat. studioooe)

클럽장 발제문 코멘터리 모음

  • 철학적이지 않아도 나만의 철학이 있어야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 인생의 모든 고민은 ‘선택’에서 비롯하고 그 선택의 과정에서 기준이 불분명할 때 즉 주체성이 상실된 순간에 혼란을 겪는 게 아닐까요?
  • 2040 사이의 많은 고민은 ‘관계’에 관한 것인데 자신과 타인의 심리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타인을 더 쉽게 단정할 수 있는 존재로 여깁니다.
  • 결국 00이라는 뜻이죠?“에서 ‘결국‘은 어떤 의미일까? Finally. 결론을 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잘 모르지만, 세상과 상대의 서사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질 여유는 없지만, 내게 필요한 것을 패턴으로 뽑아내는 것 아닐까요?

클럽장 발제문 필기 모음

1. What의 물음과 How의 물음

  1. 책에서는 모든 철학자의 생각이 두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고 하며 ‘What’과 ‘How’의 물음을 이야기합니다.
    1. What의 물음 =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2. How의 물음 =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2. 어제 모임에서는 ‘언어’, ‘어휘’, ‘개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What의 물음에 관해 재밌는 영어 표현이 있는데 made of ~, made from ~ 2가지인데요. 초등학교 영어시간에 배웠던 표현 같은데 made of는 원재료의 형태가 남아 있는 ‘나무로 만든 식탁’, ‘대리석으로 만든 기둥’ 등에, made from은 원재료의 형태가 변형되어 알아보기 어려운 ‘밀가루로 만든 도넛’, ‘포도로 만든 와인’ 등에 사용한다고 배웠습니다. of, from을 붙이기로 한 건 누구일까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라는 물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of, from 모두 상관이 없는 것일 텐데 어떤 쓰임새를 위해 2가지 다른 전치사를 붙이는 걸까요?

2. ‘프로세스’와 ‘아웃풋’

  1. 일을 하다 보면 ‘두괄식’, ‘결론부터’를 참 좋아한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게다가 언제부터인가 우린 ‘완벽보다 빠른 실행‘이라는 일방식에서 압박도 느끼고요.
  2. 수많은 회의와 자료, 그 사이에서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인지 결론부터 이야기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도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효율 추구, 이익 극대화 관점에서 이해는 합니다.
  3. 그런데 우리가 무언가를 배우고 놓치고 있던 것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아웃풋‘ 보다 ‘프로세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지구가 허공에 떠있다”라는 주장을 했던 아낙시만드로스의 사례를 떠올려보면 당시 지배적이었던 정론에 대해 의심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5.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일까?“,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이 진실일까?”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 정말 그러한 지 확인하려는 지적 태도가 프로세스를 통한 배움의 원천이 됩니다.
  6. 우리에겐 너무 시시하고 어쩌면 큰 가치가 없는 지식이 된 “지구가 허공에 떠있다”라는 주장은 당시 ‘대지는 물이 지지하고 있다’라는 정론에 대한 도전으로부터 나왔습니다.

3. ‘르상티망(ressentiment)’과 홍대병

  1. 프리드리히 니체가 이야기한 ‘르상티망‘은 내가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해 갖는 솔직하지 못함과 ‘시기심’으로부터 비롯됩니다.
  2. 이솝우화의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에서 여우가 먹음직스러운 포도를 발견했지만 애를 써도 먹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온 여우의 반응은 골똘히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3. 이 포도는 (어차피 내가 못 먹는 거니까) 엄청 신 게 분명해. (내가 먹으려고 엄청 애를 쓴 건 사실이지만) 이런 걸 누가 먹겠어!“라며 가버립니다. 자신의 솔직한 욕구, 상황, 행동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죠.
  4. 내가 갖고 싶었지만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 갖는 ‘분한 마음’을 합리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판단을 적극적으로 바꾸는 것이 ‘르상티망’의 본질입니다.
  5. 니체는 개인이 갖는 본래의 인식 능력과 판단 능력이 르상티망으로 인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6. 한창 유행했던 ‘홍대병‘이 떠오릅니다. 홍대병에 대해 좀 찾아보면 ‘마이너부심‘이라는 설명이 나오는데요. 비주류를 즐기면서 “내가 먼저”, “나만”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 행위입니다. 갑자기 인기를 얻어 유명해진 가수, 노래, 브랜드, 음식점 등에 대해 “1년 전에 나만 아는 노래였는데…”라며 나의 소중한 것이 유명해져서 싫으면서 좋기도 하다는 복잡한 감정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마이너’와 ‘자부심’의 조합부터 좀 어색합니다.
  7. ‘홍대병’을 르상티망 현상으로만 이해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너무 유명해서 누구나 다 아는 곳을 가는 사람들과 비교하고 나서 자신은 인디, 비주류여서 좋아했고 지금은 너무 유명해져서 좋아하지 않는다는 태도‘는 대중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소수만 알고 있는 것을 좋아하는 자신이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을 내세우는 것을 닮았습니다. 그냥 “나는 혁오밴드 음악이 좋아”, “나는 평양냉면의 삼삼한 맛이 좋아”라고 하면 되는 게 아닐까요? 내가 그 대상을 정말 좋아하는 게 아니라 ‘희소했기 때문에’ 좋아했다는 것은 정말 개인의 취향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8. 발제문에 적은 것처럼 자신의 ‘진짜’ 순수한 욕구인지, 타인에 의해 설계된 르상티망에 의한 것이지 판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에게 보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쓸 때, 나의 정체성을 대상의 정체성과 일치시키려고 할 때 르상티망에 의해 설계된 세상으로부터 취약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4. 다크(Dark) 패턴과 기만적(Decpetive) 패턴

  1. 다크 패턴이라고 퉁 쳐서 이야기하던 것들을 엄격하게 따져보면 ‘기만적 패턴(Deceptive Patterns)’과 ‘허영 지표(Vanity Metrics)를 구별해야 합니다.
  2. 다크 패턴(https://darkpatterns.org)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도메인 주소를 기만적 패턴(Deceptive Patterns)으로 다시 돌려줍니다.
  3. 2가지의 결정적 차이는 다크 패턴은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지만 만든 이의 의도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고, 기만적 패턴의도적으로 사용자를 속이거나 오해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명확하게 비윤리적이라는 점입니다.
  4. 다크 패턴의 대표적 사례는 ‘멜론‘처럼 구독 취소를 모바일에서는 불가능하게 해 두거나 버튼을 숨겨두어 사용자를 방해(Obstruction)하여 포기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기만적 패턴의 대표적인 사례는 이커머스의 Fake Scarcity(가짜 희소성)로 “오늘만 특가! 남은 재고 2개”라고 표시하지만 실제로는 재고가 넘쳐나는 경우이죠. 토론에서 이야기한 대로 구독취소, 회원탈퇴에서 만드는 이가 얼마나 의도를 가지고 숨겨두었는지, 어렵게 했는지, 불가능하게 만들었는지에 따라 기만적 패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멜론의 경우 ‘혜택 누릴래요’는 크게, ‘혜택 포기할래요’는 아주 작게 정보 계층구조까지 의도적으로 사용자에게 불리하게 설계했습니다.
  5.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2023년 7월, 다크패턴을 ‘소비자의 착각, 실수, 비합리적 지출 등을 유도할 의도로 설계된 온라인 화면 배치(인터페이스)‘라고 정의했습니다. 대표적인 유형은 “숨은 갱신”으로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되거나 결제 대금이 증액될 때 별도의 동의나 고지 없이 자동 갱신이 되도록 하는 것이고, 익숙한 결제화면을 통해 멤버십 비용 인상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 해당합니다. 바로가기
  6. 허영 지표(Deceptive Patterns)는 다크 패턴이나 기만적 패턴과는 달리 매일 잔디 심기(깃허브에서 1일 1회 커밋), 매일 블로그 쓰기 등의 성과를 표현할 때 질(Quality)을 고려하지 않고 횟수를 채워나가는 화면 구조를 적용해서 실제 일의 성과를 보여주기 어려운 User Interface를 의미합니다.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다크 패턴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7. 다크 패턴에 대한 문제의식은 UX 업계에 확산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기업에서 디자인을 통한 이윤 추구는 당연한 것이다‘라는 주장과 ‘다크패턴으로 인한 사용자의 불쾌감은 누적되고 결국 서비스 이탈로 이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고려해야 한다‘라는 주장이 각각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다크패턴 자율 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는 점, 시장이 과열되고 배달앱 내 무료배달 혜택 등으로 치킨게임 식 경쟁이 심화될 수록 다크패턴에 대한 규제와 제약은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습니다.
  8. 전망의 근거가 되는 미국과 유럽에서 강화되고 있는 관련 규제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9. 다크 패턴과 기만적 패턴에 대해 비교해 둔 표 바로가기
  10. 다크 패턴에 대한 최근 국내 학회 발표자료 ‘다크패턴 디자인을 감지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플러그인’ 바로가기

함께 보고 싶었던, 같이 보면 좋을 콘텐츠

  • 영화 |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 <존 오브 인터레스트> –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발제문 내용과 관련해서 혜민 님 추천
  • 기사 | 르상티망과 브랜드 – 월스트리트저널이 MRI-Simmons를 통해 5만 명 대상으로 조사한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사랑하는 브랜드 (예컨대 민주당은 테슬라와 랄프로렌, 공화당은 포르쉐와 랭글러)
  • 기사 | 포르쉐 SUV 출시에 대한 반발과 전기차 실적 감소 바로가기
    • 기존 스포츠카로 인해 고객에게 소구 해오던 브랜드 정체성이 SUV 라인업으로 손상되었다는 기존 소비자들의 반발
    • 전기차 매충비중을 25년 절반까지로 늘리겠다는 전사 전략을 선언했지만 내연기관 차량 계속 유지하는 쪽으로 전략 수정
  • 유튜브 | 르상티망과 관련한 유튜브 <홍대생에게 홍대병을 묻다>
  • 블로그 | (홍대병을 닮은) <판교사투리에 대해 알아보자> 브런치
    • 이슈 – 가장 많이 쓰는 말이자 부정적인 요소를 말할 때 쓰는 단어입니다. 우환, 문제, 걱정, 껄끄러운 것, 갈등 등을 통틀어 말합니다. ‘프로젝트에 이슈’가 있는 것 이외에도 결혼문제에 ‘이슈’가 생겼냐?, ‘출근길에 (사고가 나서) 이슈가 발생함’ 등으로 활용합니다.
    • – 00 님처럼 누군가를 부를 때 사용하는 기본 호칭입니다. 영어 닉네임을 사용하면서 직책을 붙이지 않기도 하죠. 회사 조직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척도라고 생각하는데 회사마다 팀장님, 수석님, 프로님, 매니저님 등의 호칭을 사용합니다. 영어 닉네임을 사용하면서 파트너사랑 밀접하게 일할 때 BP 직원분들이 구성원을 부를 때 ‘왈콘님’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퍼소나 – 타기팅하기는 쉽지만 만족시키긴 어렵고 실존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내 물건을 사줄 것 같았지만 그저 돌아서는 사람들을 일컫기도 합니다.
    • 거의 다 왔다 – 판교역 1번 출구입니다. (마을버스만 타면 된다)
    • 코워킹 스페이스 – 책상 3개 이상과 콘센트, 노란색 조명이 있으면 코워킹 스페이스라고 부릅니다. 맥주와 두유, 콘프레이크를 두기도 합니다.
  • 책과 개념 | 집행자의 책임과 ‘협업’과 ‘보고’를 하는 것의 주체성을 생각할 때 기억하면 좋을 기호학 주요 개념 <문제적 텍스트 롤랑 바르트>
    • 랑그(Langue) – 언어 공동체가 공유하는 추상적 체계로 약속한 언어 규칙- 우리가 함께 쓰는 한국어를 생각해 봐. 우리는 모두 ‘사과’라고 하면 빨간 동그란 과일을 떠올리지? 이렇게 우리 모두가 같이 약속한 것처럼 사용하는 언어 규칙들, 그게 바로 랑그야. 문법 규칙이나 단어의 뜻 같은 것들이 여기에 포함돼. 이건 마치 우리 모두가 같이 쓰는 커다란 사전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
    • 스틸(Style) – 작가 개인만의 고유하고 특별한 표현 방식 – 네 친구들 목소리를 생각해 봐. 모두 다 다르지? 어떤 친구는 목소리가 크고, 어떤 친구는 말을 천천히 하고. 이것처럼 글을 쓸 때도 사람마다 자기만의 특별한 방식이 있어. 어떤 사람은 짧은 문장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긴 문장을 좋아하지. 이렇게 글 쓰는 사람의 개인적이고 특별한 방식, 그게 바로 스틸이야.
    • 에크리튀르(Écriture) – 작가의 개인적인 문체와 사회적 맥락이 결합된 글쓰기 방식: 상상해 봐, 네가 일기를 쓴다고 생각해 보자. 네 일기에는 네가 좋아하는 말투도 있고, 학교에서 배운 단어들도 있겠지? 이렇게 네 개인적인 스타일과 네가 속한 사회(학교나 가족)에서 배운 것들이 섞여서 쓰는 글쓰기 방식, 그게 바로 에크리튀르야. 네 일기는 너의 생각도 담고 있지만, 동시에 네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도 보여주는 거지.
  • 기사와 각사 홈페이지 | 콘텐츠 플랫폼의 구독 해지

Closing

트레바리 <리서치 하는데요> 모임은 언제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모임을 회고하는 순간까지 여운이 잔잔하게 남습니다. 도파민네이션 세상에서 책을 놓고, 사용자 경험과 우리가 일하는 방식, 내가 아는 것이 틀릴 수 있다는 여지를 두고 모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본업을 하면서, 또 다른 일들을 함께 하면서 모임을 잘 운영하려고 애를 쓰는 과정에 많은 에너지가 들고 있습니다. 때문에 3번째 모임을 마치고 다음 시즌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숙고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트레바리는 다음 시즌을 계속 이어갈 지에 대해 클럽장에게 3번째 모임 이후에 알려달라고 하는데 책을 선정하고, 모임의 정원을 정하고, 장소와 시간 등을 결정합니다.

어제까지만해도 저는 다음 모임까지 하면 꼬박 12달, 꾸역꾸역 1년을 채우는 셈이라 여기서 쉼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모임을 통해 받은 자극이 강렬했고 지금의 이 불안의 영역을 통과하기 위해서 한번 더 시즌을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리서치 하는데요> 시즌3에서 함께 해주시는 멤버들께 ‘몰입’으로 나아갈 동력을 주신 것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행복한 몰입의 영역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마음 편하지 않은 걱정, 내가 할 수 있을까? 이게 맞는 걸까?와 같은 불안의 영역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