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하는데요> 일곱 번째 모임에서는 데이비드 롭슨의 <지능의 함정>을 함께 생각했습니다.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을 수 있을까? 똑똑함과 어리석음은 물과 기름처럼 분리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코넌 도일이나 아인슈타인, 에디슨처럼 역사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기록한 천재들의 어리석은 모습을 보면 똑똑함과 어리석음이 공존한다는 것을, 때로는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일에 더 집착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통적 의미의 똑똑함, IQ가 높더라도 어리석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적 겸손’과 ‘지적 용기’ 그리고 ‘호기심’이 없다면 더 높은 지능의 함정에 더 자주, 더 쉽게 빠지는 셈인데요. 이번 시즌에서 가장 어려운 책이었던 <지능의 함정>을 함께 읽으며 지혜로운 무지함, 많이 아는 것이 아닌 똑똑함은 넘어선 지혜로움, 직감을 의심하기 위한 의도적인 멈춤을 다짐했습니다.
어려운 걸 읽을수록 더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REDBUSBAGMAN
모르면 모를수록 지금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이 들고
특히 슈바르츠와 노먼이 이야기했던 진실스러움(truthiness)이 두 가지 특정한 느낌에서 나온다는 것에 대한 토론이 인상 깊었는데요 친숙함(비슷한 걸 예전에 어디서 들은 것 같은 느낌)과 매끄러움(그 말이 머릿속에 아주 쉽게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진실이 아니더라도 진실스러움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비판적 사고와 열린 질문을 의식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저는 이런 진실스러움에 대한 직감을 의심하기 위한 2가지 방법을 추천드렸어요.
-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기 (오프라인, App) – 내가 가보지 않았던 동네, 공간, 익숙하지 않던 App을 사용하면서 내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UX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는 특히 점점 좁아지는 경험의 폭을 늘리고 나의 편향을 경계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새로운 경험에 스스로를 사용자로 노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나와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 위한 노력 지속하기 – 트레바리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의미 있는 어려움입니다. 제가 혼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만으로 도서를 선정하지 않는 것 또한 나와 다른 사람이 연결된 가운데 혼자라면 더 어렵게 읽을 책을 함께 읽는 계기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지적 자율성을 훈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인데요. 언제나처럼 잔잔하지만 치열한 토론을 함께 나눠주시는 멤버 분들 덕분에 금요일 저녁이 피곤해도 즐겁습니다. 저희가 연결된 카카오톡 채널에서도 자기만의 서비스, 관심이 가는 소식들 계속 공유하기로 해요!
<지능의 함정>에서 함께 읽고 시작하고 싶은 문장
교실마다 벽에는 IVA(지적 덕목 아카데미)가 좋은 생각, 좋은 배움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9개 ‘주요 덕목’이 슬로건과 함께 붙어 있었다. 9개 덕목은 세 가지 범주(시작하기, 제대로 실행하기, 어려움 극복하기)로 나뉜다.
- 시작하기
- 호기심: 궁금해하고, 깊이 생각하고, 왜냐고 묻는 성향. 이해하고픈 갈증과 탐색하고픈 욕구
- 지적 겸손: 지적 수준이나 위신에 개의치 않고, 지적 한계와 실수를 기꺼이 인정하는 태도
- 지적 자율성: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사고 능력. 스스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
- 제대로 실행하기
- 집중하기: 학습에 기꺼이 ‘개인적으로 참여’하려는 태도.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것을 멀리한다. 마음을 집중하고 정신을 쏟으려고 노력한다.
- 지적 신중함: 지적 함정이나 실수를 감지하고 그것을 피하려는 성향. 정확성을 중시한다.
- 지적 치밀함: 적극적으로 설명하려는 성향. 단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쉬운 답에 만족하지 않는다. 더 깊은 뜻을 탐색하고 더 깊이 이해하려 한다.
- 어려움 극복하기
- 열린 태도: 기존 틀을 벗어나 생각하는 능력. 경쟁하는 다른 관점도 공정하고 정직하게 경청한다.
- 지적 용기: 창피함이나 실패 등이 두려워도 생각과 소통을 멈추지 않는 적극적 태도.
- 지적 고집: 지적 도전과 싸움을 기꺼이 감수하는 태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곧장 나아간다.
다음 <리서치 하는데요> 모임은 트레바리 아지트가 아닌 제3의 공간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매 시즌별로 클럽장이 호스트로 주관하는 UX 리서치 특강인데요. 이번에는 특별하게 강의와 토론에 곁들여 좋은 공간에서 음악을 감상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강대 앞에 새로 문을 연 좋은 공간, ‘스튜디오 오오이‘(@studioooe)에서 여는 <리서치 하는데요> 별책부록 모임은 시즌 2는 물론 시즌 1 멤버들까지 무료로 참석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시즌 2 멤버께서는 1분을 동반하실 수 있습니다. 화이트와인 등 웰컴드링크와 핑거푸드를 준비할 예정으로 모임 준비를 위해 아래 설문을 5월 31일(금)까지 작성해 주세요! 이번 행사는 트레바리 시즌 2, 시즌 1 멤버께 우선 참석 기회를 드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