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커뮤니티 디자이너 야마자키 료는 일찍이 “무언가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멈추자 사람이 보였다”라고 말했습니다. 무언가를 만들 때에는 만드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왜 만들어야 하는가?", "누구를 위해 만들어야 하는가?", "어떻게 쓰기 쉽게 만들 것인가?"에 집중해야 합니다. 만드는 행위 자체에 매몰되면 도구의 함정에 빠져 도구를 통해 해내야 하는 일보다 도구로 할 수 있는 일에 몰입하고, 그 결과 이미 쓴 비용이 아까워서 본질이 아닌 것들을 만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무인양품 가나이 마사아키 회장은 무지호텔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던 과정에서 시즈오카의 작은 여관에서 묵었습니다. 그 여관은 불필요한 것은 하나도 없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방이었어죠. 가나이 회장은 하얀 면 시트에 누워 이불을 덮고 정말 기분 좋게 잠들었습니다. 다음 날 여관 주인에게 어떤 이불인지 묻자 주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즈오카 작은 여관의 주인
무언가를 만들려고 할 때 "왜 만들어야 하는가?"에 집중하고 나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단서들이 떠오릅니다. 이 과정에서 자기 돈, 시간을 들여서 하는 직접 경험과 관찰, 기록, 공유의 조합이 구체적인 단서들을 떠올리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혹시 어떤 것을 만들고 있다면 만들고 있는 서비스, 공간, 제품의 가치가 무엇인지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그 가치를 직접 경험한 적을 구체적으로 회상한 후에 어떤 지점에서 가치를 경험했는지 분석해 보세요. 그럼 그때부터 고객(사용자)이 보이고, 어디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생각이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