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클럽장을 맡아 진행하고 있는 트레바리 북클럽 <리서치 하는데요> 시즌2 4번째 책은 행동경제학자이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입니다. 2012년, 일을 시작한 이듬해 옆에 두고 틈틈이 읽었던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으려고 하니 참 어렵습니다.
행동경제학 자체가 심리학과 경제학, 직관과 이성, 시스템 1과 시스템 2 사이에서 인간을 이해해야만 하는 학문이고 연구결과나 새로운 개념들이 많은 탓입니다. 학부에서 심리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던 게 무색할 만큼 읽는 속도가 좀처럼 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휴일 아침마다 좋아하는 커피를 내려두고 밑줄을 치면서 손이 잘 가지 않던 책을 펴놓고 메모해 가는 경험은 소중합니다. 몇 가지 메모해 둔 것을 공유합니다.
1️⃣ 최소 노력의 법칙
“일반적으로 우리는 할 일을 여러 개의 쉬운 단계들로 나누거나, 중간 결과를 쉽게 과부하가 걸리는 작업 기억보다는 장기 기억(long-term memory, 단기 기억을 통한 많은 양의 정보가 아주 오랫동안 저장된 형태의 기억)이나 종이에 저장해 놓는 식으로 해서 정신의 과부하를 피한다. 서두르지 않으며 장거리를 가고, 최소 노력의 법칙에 따라 정신생활을 영위한다.”
2️⃣ 대규모 집합으로서의 전문지식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이란 단 한 가지 기술이 아니라 자잘한 기술들이 쌓이고 모인 대규모 집합이기 때문이다. 체스가 그 좋은 사례이다. 체스 대가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결과는, 고난도의 체스 기술을 익히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의 집중적인 연습, 즉 하루 5시간씩 체스를 둔다고 가정했을 때 약 6년이 걸린다고 말한다.”
3️⃣ 기준점에 따라 달라지는 인지된 이득과 손실
“기준점: 평가는 중립적 기준점과 상대적으로 이루어진다. ‘적응 수준(adaptation level)’이라고도 하며 누구나 이 원칙의 확실한 사례를 만들 수 있다. 당신 앞에 물통 3개를 놓고 왼쪽 물통에는 얼음물, 오른쪽 물통에는 온수를 넣는다. 가운데 물통에는 실온의 물을 넣는다. 약 일 분간 냉수와 온수에 한 손씩 담근 후 두 손을 다시 가운데 물통에 넣으라. 두 손을 똑같은 온도의 물에 넣었지만 한 손은 따뜻하게, 한 손은 차갑게 느낄 것이다. 경제적 성과의 경우 일반 기준점은 현재 상태이지만, 당신이 앞으로 기대하는 겨과 혹은 동료들이 받는 임금 인상이나 보너스처럼 마땅히 받을 자격이 있다고 느끼는 결과일 수도 있다. 기준점 보다 나은 결과는 이득, 기준점보다 낮은 결과는 손해이다.”
4️⃣ 민감도 체감성의 법칙
“민감도 체감성(diminishing sensitivity): 감각적 차원과 재산 변화 평가에 모두 적용되는 원칙이다. 불을 약하게 켜도 어두운 방은 아주 밝아진다. 똑같은 정도의 밝기를 환한 방에서는 감지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900달러와 1,000달러 사이의 주관적 차이는 100달러와 200달러의 차이보다 훨씬 적다.”
5️⃣ 생존본능에 따른 손실 회피 우선전략
“손실 회피: 직접 비교든 상호 비교든 간에 손해가 이득보다 커 보인다. 긍정적, 부정적 전망이나 경험이 가진 힘 사이의 이러한 불균형은 진화적 역사에서 비롯된다. 위협을 기회보다 긴급하게 여기는 유기체들은 생존과 번식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