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개교한 신길중학교는 지붕이 삼각형 모양입니다. 교실 사이에는 작은 마당이 있고 최고 높이가 4층에 불과합니다. 고층 아파트 사이에서 전원주택 단지를 떠올리게 만드는 ‘마을’을 닮은 중학교. 기존의 학교가 교실과 복도뿐인 큰 덩어리의 기능적인 공간이었다면, 신길중학교는 교실 단위로 공간을 분리함으로써 다양한 공간을 만들었죠. 마을에서 집을 오가며 수업을 듣는 느낌을 제공하는 겁니다.
작년에 개교한 서울 강서구 마곡하늬중학교에는 교문이 없습니다. 주민과 학생이 학교에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밖에서 보이는 담을 없애고 내부 동선을 3개의 켜로 나눴죠. 광장 – 홈베이스 – 교실로 진입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면서 학교 안으로 들어오면 4층 높이의 실내 광장을 지납니다. 광장은 주민들과 함께 쓸 수 있는 시설들과 인접해있고 이 공간을 거쳐 라운지, 테라스 기능을 하는 홈베이스를 지나 교실에 닿습니다.
큐레이터의 문장 🎒
새로운 세대가 디지털에 익숙해질 수록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기능은 공교육 영역입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학교라는 공간은 이제 디자인이 어떻게 인간의 교류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지, 지역색을 담아낸 학교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이제 마을에 필요한, 마을을 닮은 학교의 모습이 더 많아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