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광역버스에 백팩을 메고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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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지 않은 마라톤 주자

나는 물론 대단한 마라톤 주자는 아니다. 주자로서는 극히 평범한 – 오히려 그저 평범한 주자라고 할 만한 – 그런 수준이다. 그러나 그건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어제의 자신이 지닌 약점을 조금이라도 극복하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40대도 중반을 넘어선 이후부터 그러한 자기 검증 시스템이 조금씩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레이스의 기록이 향상되지 않게 되었다. 나이를 생각하면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전과 같이 연습을 해도 3시간 40분대로 달리는 것이 점점 힘들게 되었고, 1킬로미터에 5분 30초의 페이스가 되었고, 그리고 마침내는 4시간대의 아슬아슬한 선에 가까워졌다. 그건 약간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나이탓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나 자신이 육체적으로 쇠퇴해가고 있다는 것을 일상생활에서는 아직 전혀 실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무시하려고 해도, 숫자는 한 발 한 발 후퇴하고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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