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광역버스에 백팩을 메고 탑니다
dark mode light mode NEWSLETTER

‘보상 없음’ – 사용자는 보상이 없을 때 더 끌린다

SWNA

DBR에서 소개한 홍익대 디자인학부 윤재영 교수 님 아티클이 흥미롭습니다.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서비스들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패턴 – 돈을 맡기고 목표를 달성하면 100% 이상(인센티브까지) 환급을 받고, 실패하면 벌금처럼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것과 다른 접근방법으로 ‘보상 없음‘을 이야기합니다. 보상으로 인한 행동 유도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통할 수 있지만 외재적 동기는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스로 목적과 목표를 세우는 방식으로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한 서비스 설계 방식이라는 거죠. 보상이 무용하다기보다는 보상으로 인한 효용은 점점 그 효과가 반감된다는 의미입니다.

챌린저스와 같은 챌린지 서비스는 아침 기상을 돕고,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온라인 서비스는 주로 ‘트리거-피드백-보상’의 원칙을 사용하고 있죠.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무보상이 사용자 행동을 더 쉽게 변화시킬 수 있고, 오히려 외재적 보상이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행동 유도를 위해서는 무조건적 보상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효용을 따져야 하는 것이에요. 기존의 방식에 대해서 4가지 차원으로 문제점을 제기합니다.

1️⃣ 사용자가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해당 행동이 유익한지 알려주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이어질 거라 기대하고, 왜 행동해야 하는지 안내하는데요. 하지만 대체로 이런 정보는 상식적으로 알고 있고, 많은 경우 너무 바쁘거나 행동을 당장 하려는 동기가 부족한 거예요. 이럴 때는 셀프 모니터링 기법 등 개인화된 정보로 접근하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2️⃣ 기계가 감성적으로 호소하면 마음이 동할까?

목표를 이뤄냈을 때 서비스에서 칭찬하거나, 이루지 못할 때 캐릭터가 슬퍼하거나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등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런 감정에 호소하는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유효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칭찬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불편한 감정을 일으켜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듀오링고를 떠올리게 하는데 문화적 맥락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불쾌감을 크게 일으킵니다.

3️⃣ 보상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스탠퍼드대의 연구에서는 예상되는 보상, 무보상, 그리고 깜짝 보상으로 나누어 행동에 대한 보상을 실험했는데요. 예상되는 보상보다 무보상이 사람들의 행동을 더 유도했어요. 사람들을 어떤 행동을 할 때 내재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기도 하기에, 외재적 보상이 주어지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4️⃣ 적극적인 개입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착각

목적을 위해 행동을 강제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납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지자체들이 쓰레기를 덜 버리게 하려고 쓰레기통을 없애거나 작게 만들었지만, 오히려 무단 투기가 빈번해졌죠. 쓰레기 무단투기가 늘어나자 해결방안으로 투입구는 크게 만들고 웃는 표정의 새 쓰레기통을 도심 아이콘으로 디자인했습니다.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막기 위해 심야 시간에 게임을 못하게 했던 ‘셧다운제’ 역시 큰 효과 없이 폐지되었죠. 이처럼 행동을 유도하는 적극적인 개입은 취지와 다르게 강압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새로운 쓰레기통을 정책적으로 디자인하면서 4가지 원칙을 밝혔습니다.

  1. 상징성 – 서울의 상징이 되는 디자인적 아이콘 요소를 쓰레기통에 반영하여 표정이 있는 도시 이미지를 부여한다. 쓰레기통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여 시민들에게 도시의 아름다움과 자부심을 전달하고, 도심 환경 미관을 개선한다.
  2. 식별성 – 누구나 쉽게 쓰레기 분리 배출을 더욱 간편하게 하기 위해, 재활용 쓰레기통은 채도가 높은 그린 컬러를 적용하여 시인성을 높였다.
  3. 청결성 – 성숙해진 시민 의식을 반영하여 가정 쓰레기 무단 투기 방지를 위해 좁았던 투입구를 확대하여 오투기를 줄인다. 또한 상단부는 눈 비 등 날씨를 고려하여 뚜껑형을 적용으로 쓰레기통 주변의 외부 오염 역시 최소화하여 도시의 청결을 유지한다.
  4. 편리성 – 쓰레기를 버리는 과정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투입구의 높이가 조정되어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쉽게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 또한 기존 쓰레기통 용량 75리터부터 100리터까지 수용이 가능하도록 크기를 키우고, 이격 공간을 최소화하여 오투기를 방지한다. 관리자가 쓰레기를 빠르게 수거할 수 있도록 단순한 구조에 환경공무관의 손목 무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벼운 재질을 적용하고, 지면과의 격차를 주어 부식 및 오염을 방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