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머리가 좋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일을 잘하는 동료들을 관찰해 보니 일을 할 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일을 할 때 문제가 무엇인지,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시작하는 습관인데요. 많은 경우 요청으로 일을 시작하거든요. 요청을 받으면 무릎반사처럼 요청에 따라 일을 할 때가 많습니다. 요청한 기간에 맞춰, 요청한 태스크를 해드리는 것은 ‘내부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제공자’라는 마인드를 길러줄 때도 있지만, 정말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고 목표가 아니라 태스크 자체에 매몰되도록 만듭니다. 항상 ‘문제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요청한 동료와 함께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나에게 1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 동안 문제를 찾고 5분 동안 그것을 풀 것이다
아인슈타인
다음 5가지 방법은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기 위해서 직접 해볼 수 있는 행동 가이드입니다.
1️⃣ 직접 사실 확인하기
검색해서 답을 찾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간접조사는 직접조사와 함께 조합할 때 힘이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이나 비즈니스 문제를 표면적인 데이터로만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써보고, 직접 써본 사람을 만나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UX 리서치는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2️⃣ 문제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추상적이거나 모호하게 서술한 문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예컨대, “전기차 배터리 성능이 너무 떨어진다”라는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400km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로 바꾸면 어떨까요? 측정할 수 있는 문제로 바꾸었고, 목표를 짚을 수 있습니다. 의견, 판단이 아니라 관찰할 수 있는 사실에서 출발해야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3️⃣ 거꾸로 생각하기
문제를 보면 답을 구하고 싶어 집니다. 대화할 때도 비슷합니다. “이게 고민이에요”라고 말한 상대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는 답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냥 들어주기만 해도 도움이 될 때에도 말이죠. 문제를 발견하면 바로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관점을 달리해서, “이게 왜 문제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야를 틔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기차 주행거리가 400km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의 진짜 문제는 ‘에어컨을 켠 상태로는 300km밖에 갈 수 없다’와 같이 다른 상황적 요인이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4️⃣ “왜” 그런지 반복해서 묻기
정의한 문제에 대해서 해결책을 정하기 전에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져보는 겁니다. 5 WHYS라는 기법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졌을 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티스 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 속도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려고 강력한 모터와 윤활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본질은 엘리베이터 속도가 아니라 엘리베이터에서 느끼는 지루함이었죠. 거울을 설치하자 불만은 사그라들었습니다.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서 생긴 불만은 모터로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5️⃣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기
19세기 위대한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고작 자신의 편견을 재배열할 뿐이면서 자신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데이비드 롭슨의 <지능의 함정>에서는 똑똑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특정한 종류의 어리석은 생각에 더 쉽게 빠져들 수 있다며 그 이유로 머리가 좋고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이를테면 실수에서 교훈을 얻거나 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성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실수를 해도 제법 그럴듯한 논쟁으로 자기 논리를 정당화하는 능력이 남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자신의 견해에 의심을 품지 않는 교조적 태도가 그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문제정의를 제대로 하려면 적절한 의심과 겸손, 균형감각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