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아빠가 타던 자동차들을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먼 길을 갈 때면 길 위의 자동차 정보를 외우는 것만으로 행복했습니다. 그러니까 제게 자동차는 뭐랄까, 이동하는 수단이면서 이동하는 동안 자유를 주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현대자동차, 42dot에서 근무할 때 내가 차를 만든다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시골로 이사를 온 후엔 출근을 위해 빨간색 광역버스를 탑니다. 퇴근 후에 또 휴가 때 어딘가를 갈 때면 멈춰있는 자동차가 주는 느낌이 특별했습니다. 가끔은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듣던 CD의 한 곡이 멈출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고 한번 더 같은 노래를 듣기도 했습니다. 새 자동차가 아니어도 과거에 이 자동차를 탔던 사람의 사연을 들으면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 같았고, 그 음악을 알고 싶어 Shazam을 키는 마음으로 그 차량을 제가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주차장에 차량을 2대만 주차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