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쓴 첫 번째 종이책 《UX 리서처의 일》 예약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시드니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마지막 출간 작업을 했는데, 한국에 돌아가기 전 예약판매 소식을 건네들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특히 제가 콘텐츠를 쓰고 공유할 때마다 아이디어와 플랫폼을 제공해 주던 퍼블리 박소령 대표님, 디자인 나침반 박종민 대표님, 생각노트 님. 세 분의 창작자께서 제 첫 번째 종이책의 추천사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책은 작년 12월 출간 예정이었는데 여러 일들로 에너지 레벨이 떨어진 탓에 원고를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비록 5개월이 더 걸렸지만 그동안 디지털 매체에만 써오던 글들을 종이책으로, 그래서 스크롤을 내리는 대신 페이지를 넘기는 촉감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제 블로그나 뉴스레터를 보고 책을 쓰자는 제안을 몇 차례 받았지만 확신이 없었습니다. 정답이 아니라 오답이어도 괜찮으니 표본을 늘린다는 고집으로 생각을 공유하고 있지만, 종이에 잉크로 찍는 것과 제 개인채널에 남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여전히 불완전함에서 오는 불안함은 저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5월 30일(화) 전후부터 책을 구매할 수 있다고 안내를 받았습니다. 제가 그간 써온 문장들에 공감하셨다면 서점에 들리셨을 때 잠깐이라도 멈춰 책을 훑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책속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P. 7 UX 리서치는 문제를 정의하기 위한 나침반이 될 수도 있고, 이미 알고 있는 대략적인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예상과 비슷한 점과 차이가 있는 점을 식별하기 위한 현미경,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리허설이자 공급자가 사용자의 시각을 내부에서 대변할 수 있는 유일한 비공개 상영회이기도 합니다.
P. 17 UX 리서치는 사용성만을 다루지 않습니다. UX 리서치를 통해서 문제를 정의할 수 있고, 사용자가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과업을 우선순위에 따라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단지 분명한 것은, UX 리서치는 제품의 사용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P. 25 사람들에게 쓰이는 제품을 만들려면 고집스러운 UX 리서치를 해야 합니다. 대충 비슷한 제품을 그럭저럭 만드는 정도라면, UX 리서치를 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오래 쓰려고 하는 것, 기존에 쓰던 것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아서 개선이 필요한 제품을 만들 때에는 UX 리서치를 하는 편이 좋습니다.
P. 67 저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번거롭고, 고생스러울수록 사용자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편해진다고 생각합니다.
P. 77 경험은 복합적입니다. 변수가 많죠. 좋은 경험은 거슬리는 게 없어야 합니다. 좋은 디자인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좋은 경험은 특별히 기억나는 건 없는데 “괜찮다”, “다음에 또 쓸 것 같다”로 귀결됩니다. 거슬리는 게 없도록 하려면 만드는 사람들이 이것저것 따져봐야 합니다.
P. 127 좋은 디자인과 서비스는 오히려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거슬리는 게 없기 때문이죠. 많은 텍스트를 살펴보지 않아도 쓱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고, 빠르게 결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