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에서 발행하는 리드잇(readITzine) 1호에 종이책을 읽는 방법에 관한 인사이트가 있어 소개합니다. 이 글은 현대자동차 AIRS TL(테크니컬 리더), 박상길 님께서 작성하셨습니다. 개발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종이책을 읽는 것에는 종이책 만의 감각이 있고 몰입을 보조합니다.
인터넷에는 양질의 개발 문서가 널려 있고, 유튜브에는 세계 최고 대학의 컴퓨터 과학 강의가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종이로 만든 개발서를 가장 권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손으로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며 체감할 수 있는 좋은 느낌은 물론, 몰입을 방해하는 어떤 요소도 존재하지 않아 긴 호흡으로 한 가지 개발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데는 여전히 종이책이 가장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가 개발자 면접을 담당하면서도, 종이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는 면접자 대부분은 기술에 대한 깊이가 남달랐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종이책은 어떻게 하면 잘 읽을 수 있을까요? 다음 7가지 사항을 실천해 보길 권합니다.
첫째, 항상 손에 들고 다니세요
우리가 수시로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이유는 항상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책을 항상 손에 쥐세요. 집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사무실에서도 항상 손에 책을 쥐고 다닙니다. 조금 불편할 뿐, 책을 들고 다닌다고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자주 보고 꾸준히 보게 됩니다.
둘째, 지하철은 독서를 위한 최고의 공간입니다.
편도 1시간 지하철을 타게 된다면 왕복 2시간 매일 책을 볼 수 있습니다. 1주일이면 10시간, 한 달이면 40시간입니다. 잠시 스마트폰 게임에 대한 관심을 내려놓는다면 지하철에서만 한 달에 6권은 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셋째, 종이책은 1년 이상 보유하지 마세요.
생각보다 책은 금세 거주 공간을 차지합니다. 책장은 금방 가득 차고, 이사할 때 힘이 듭니다. 우유처럼 유통기한이 있다고 생각하고 1년을 넘기지 마세요. 어차피 내년에도 사고 싶은 책은 엄청 많습니다. 미련을 갖지 마세요.
넷째, 그렇다면 1년이 넘은 책은? 처분하세요.
다른 사람 읽으라고 주거나, 기증하세요. 요즘은 중고서점에 팔아도 좋습니다. 책장에는 항상 100권 내외의 책을 유지하세요. 50권 이내로 줄이는 것도 좋습니다. 1년이라는 마감 기한은 책을 사두고 읽지 않게 되는 부작용을 막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다섯째, 다시 보고 싶은 책이라면?
도서관에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우리나라에 출간된 모든 책은 도서관에 있고, 원하는 책은 구매 신청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도서관은 웬만한 선진국 이상으로 훌륭합니다. 가급적이면 대여하지 말고 문헌정보실에서 직접 읽으세요. 대여가 필요할 정도의 책이라면 다시 구매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여섯째, 종이책을 사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전자책을 구매하세요. 전자책은 부피 걱정 없이 필요한 내용만 검색해서 볼 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무엇보다도 아무리 많은 전자책을 보유하고 있어도 공간에 대한 걱정이 없습니다. 정보와 지식을 계속 쌓아두는 데는 최고의 수단입니다.
일곱째, 그러나 종이책은 무료가 아닙니다.
특히 학생이라면 책값이 적잖이 부담이죠. 만약 책 살 돈이 없다면? 제가 정답을 알려드릴게요. 밥을 굶고 책을 사면 됩니다.
몰입과 책을 통해 개발자 여러분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