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메타버스를 해야 해!” 메타버스는 시대적 흐름처럼 보였습니다.
메타버스 포비아, 메타버스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처럼 새로운 플랫폼을 직접 만들고 업무도 메타버스에서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때마침 코로나 팬데믹은 재택근무에 대한 상황적 공감대를 형성했고 그렇게 게임, 프롭테크 업체들은 자기들만의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문제는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시들해졌다는 겁니다.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는 물론이고 그나마 국내에서 서비스로서 존재감을 갖춘 제페토까지. 2억 명이 넘는 이용자가 사랑하던 플랫폼은 한때 이용자들이 인터랙션을 하는 공간이었고, 브랜드들이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면서 놀거리가 늘어났습니다. 그러다 엔데믹으로 오프라인 수요가 다시 회복되면서 메타버스엔 임대차 계약을 해지한 브랜드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산을 써야 한다면 당장 매출이 손에 잡히고 레거시 시스템이 있는 오프라인이 단기적으로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그렇게 그 많던 메타버스엔 공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버려진 도시의 분위기가 생겼습니다.
국내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진행했던 대표적인 게임사, 컴투스와 넷마블 모두 메타버스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축소하면서 소속직원들 대상으로 권고사직,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큐레이터의 문장 🎒 ]메타버스는 팬데믹이라는 시기에 AR(증강현실)에서 XR(확장현실)까지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메타버스를 현실 세계에서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접속하는 경험은 분절된 세계였고 친구들과 만나 새로운 팝업스토어에 찾아가는 경험을 대체할 수 없었습니다.
모두 애자일을 외치고 린스타트업이라며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성을 선언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메타버스는 기업이 투자를 받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악용되었던 건 아닐까요? 안타깝지만 투자를 받더라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비즈니스를 영속하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투자를 받기엔 너무 많은 공실이 생긴 메타버스는 이 어려움을 뚫고 나갈 수 있을까요? 정작 가장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는 기업들이 CES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가만히 생각해 볼 때입니다. 혁신은 보여줄 게 아니라 그냥 하면 되는 것일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