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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떻게 일할 것인가?

오늘은 제가 7월 한 달 동안 고민했던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기록합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좋은 기회들이 많았습니다. 첫 번째 종이책을 출간한 이후 북토크를 진행하고 있는데 제 뉴스레터, 커리어리, 트위터 등을 통해 저와 연결된 분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제가 만든 콘텐츠를 발견하셨는지, 어떤 이유로 제 생각에 공감하게 되었는지 피드백을 들으면서 “어떻게 내 생각을 공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단초를 찾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업계에 있는 UX 디자이너, 리서처, 기획자를 만나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모두 오프라인에서는 처음 뵈는 분들이었는데, 같은 일과 같은 고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내적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제게 “저희 이런 모임을 하려고 하는데 함께 해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가능한 흔쾌히 참석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조사에서 계속 UX 디자이너로 일하는 분은 “이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이직을 하면서 커리어를 개발해 온 분들의 생각이 궁금했다“고 하셨어요. 테크 업계에서 UX 리서치를 하는 분은 “회사에 시니어 UX 리서처 롤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과 직업으로서의 UX 리서처와 소프트스킬로서의 UX 리서치 사이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해야 할 지에 대해 답을 찾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1️⃣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바쁘지만 낯선 모임에 초대를 받는다면 흔쾌히 참여하세요. 다른 사람과 연결될 기회는 일을 더 오래 하는 것과는 다른 질문을 던져줍니다.
2️⃣ 자기 생각을 적고 꾸준히 공유하세요. 그게 돈이 되거나 명예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과 연결될 기회를 가져오는 운이 됩니다. 꾸준히 할수록 가시성(Visibility)이 생깁니다.
3️⃣ 한 회사를 오래 다니는 것을 존중합니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계약관계라고 해도 한 기업에서 오래 일하면서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고 그 자체로도 성실함과 꾸준함, 실력을 보여주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직이 꼭 좋은 것일까? 나는 꼭 이직을 해야 성장할까? 이직은 정답이 아니라 하나의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4️⃣ 그럼에도 왜 이직을 몇 차례 했는가? 이 질문을 모임에서 받았고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B2B에서 B2C로,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제 경험을 확대하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이직을 한 이후 저는 후회를 한 적이 없었는데 그 이유도 담담히 밝혔습니다.
5️⃣ 이직을 해보고 나서 어떤 가설은 맞고, 어떤 가설을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깨달음은 제가 이직을 하고 나서야 얻은 것들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불만족 상태에서 제 기대치와 성장욕구를 타협하고 계속 회사를 다녔다면 어땠을까요? 불확실성은 낮출 수 있었겠지만, 몸은 편했겠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을 겁니다. 후회가 남았을 것 같아요.
6️⃣ 만약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업종 전환이 가능하거나, 직무 전환이 가능하다면 이직을 하기 전에 "내가 해볼 수 있는 건  다 시도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UX 전문가로 뾰족함을 가져가고 싶었기에 직무 전환은 선택지에 없었고 부서 이동은 해봄직한 방법이었습니다. 부서 이동이라는 옵션까지 충분히 탐색하고 행동했는가? 저는 이 지점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7️⃣ 그래서 어떻게 일할 것인가? 저는 제 포트폴리오를 빛나게 하는 산출물을 만드는 것보다, 이제 팀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팀으로 성과를 만드는 조직에서 일을 해볼 계획입니다. 더불어 이커머스 업계에서 디지털 매체를 중심으로 한 사용성, 유용성을 개선했던 일을 오프라인까지 확대해보고 싶습니다. 오프라인을 빼고 UX를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국내 기업에서는 아직 오프라인 UX 리서치라는 개념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제가 하나의 새로운 표본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