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로 하여금 우리에게 호감을 갖도록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누군가의 적이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그 똑같은 감정을 도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내재하는 보편적인 시금석이며, 한마디로 만인이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유일한 감정이다. 그로 인해, 심지어 가장 덜 정치적인 사람을 포함한 모든 이는 같은 인간들과 더불어 살아갈 간단한 방법을 손쉽게 터득할 수 있다. 세상을 살면서 고려해야 할 것은 딱 그 두 가지 이치뿐이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다 거기에서 유래한다.
D. A. F. 드 사드(성귀수 옮김),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