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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직할 것인가?

이직을 결심하기 전부터 이직을 고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갑작스럽게 이직을 한다는 건, 충분히 고민한 후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를 고를 확률을 낮추고 편향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내가 A라는 기업 B 포지션으로 합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 많은 경우 A, B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는 더 적게 듣고 작게 여기기 쉽습니다. 게다가 비교할 만한 C 기업의 D 포지션이 없다면 어떨까요? 선택지가 3가지밖에 (A기업으로 이직을 하거나, 현재 직장에 남아 있거나, 잠시 쉬든가) 없고 이직으로 좁혀서 보면 A기업의 B 포지션 1가지 밖에 없기 때문에 초조합니다. 그래서 이직을 할 때에는 몇 가지 함정을 주의해야만 합니다. 유니 님의 을 읽고 제 생각을 더해서 글을 정리했습니다.

이직은 달리기를 하면서 코스를 바꾸는 것과 닮았습니다 ©Unsplash

1️⃣ 시간을 충분히 갖고 결정해야 합니다.

쫓겨나는 게 아닌데 스스로 쫓겨나듯 이직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리석은 행동일 겁니다. 조급하면 대안 탐색을 충분히 하지 못하기 때문에 "헌 차 대신 똥차 탄다"와 같은 선택의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면 평소에 내가 하는 일, 회사에 대해 강점과 약점 그리고 만족스러운 점과 불만스러운 점을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많은 경우 객관적으로 시장에서 갖는 위치에 비교해서 강점과 약점을 판단할 수 있지만, 불만족 요소는 약점과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지 않습니다. 강점에서도 불만족 요인이 발생할 수 있고, 강점과 약점이 아닌 회색 지대에서 불만족 요인이 발생할 때가 많습니다.

2️⃣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정말 100점 만점에 100점짜리 리더나 매니저와 함께 일을 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축하드릴 일이지요. 그런데 100점 만점인 사람이 잘 없습니다. 내가 100점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내 옆의 동료 중 누군가는 50점으로 평가할 수도 있죠. 기대에 기반해서, 성향과 관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이직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누구와 일할 지는 알 수 없지만 이직을 하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목표를 설정할 때에는 1️⃣에서 언급한 강점과 약점, 만족과 불만족 요인 중 어떤 부분을 강화할 것이고 어떤 부분은 포기할 수 없는지를 표시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예컨대, "재택근무는 포기할 수 있지만 자율 출퇴근제는 포기할 수 없다"와 같은 구체적인 문장으로 적어보세요.

3️⃣ 평가 기준을 정하고 점수화해야 합니다.

목표에 부합하는 이직이 되려면 어때야 할까요? 종합평가를 내려야 합니다. 미슐랭이 선정한 파인 다이닝을 고르는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 맞는, 내가 1주일에 4~5일 가도 괜찮은 식당. 가격도 감당할 수 있고, 메뉴도 다양하며, 적당히 친절하고, 영양 상태도 나쁘지 않으면서 거리도 멀지 않은 그런 식당. 내 친한 친구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그런 식당을 찾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구체적인 평가 기준이 필요합니다. 아래는 예시로 소개하는 4가지 평가 기준입니다. 이 기준에 따라 상, 중, 하로 평가하고 합산한 다음 상위에 있는 선택지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오류에 빠질 확률이 낮습니다.
➊ 조직구조
  • 나의 채용 매니저(Hiring Manager)는 어떤 이력을 갖고 있는가?
  • 나는 입사 후 채용 매니저와 함께 일을 하는가? 독립적으로 일을 하는가?
  • 목적 조직인가 혹은 기능 조직인가?
  • 나와 같은 직무를 가진 사람은 얼마나 많이 있는가?
  • 나는 누구와 함께 일하고 누구의 설득해야 내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일을 할 수 있는가?
➋ 제품의 매력도
  • 나는 이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가? 나의 가족은? 나의 친구는?
  • B2B, B2C 중 어떤 상품이 주력인가?
  • 향후 확장성은 있는가?
  • 국내 시장에서만 서비스하는가?
  • 글로벌 서비스 타깃은 어디인가?
  • 주요 고객층은 어떤 세대인가? 어떤 특성을 가졌는가?
  • 산업에서 C사의 위치는 어떤가?
  • 경쟁사와 비교할 때 시장점유율을 늘릴 만한 성장동력은 있는가?
  • 스타트업일 경우, 출시한 서비스가 있는가?
  • 비즈니스모델은 제품 기반인가 아니면 서비스 기반인가? 중개 수수료만 얻는 모델인가?
  • 미국에 유사한 서비스가 있는가? 한국에 진출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 최근 3개월, 1년, 3년 동안의 MAU와 매출, 순이익 변화는 어떠한가?
  •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서비스인가?
➌ 조직문화
  • 커뮤니케이션 구조는 어떤가?
  • 리더와 실무자 의견이 다를 때 어떤 식으로 조율하는가?
  • 스타트업일 경우, 대표가 어디까지 의사결정을 하는가?
  • 채용된 인원은 얼마나 빠르게 늘었으며, 얼마나 많이 퇴사했는가?
  • 공동창업자가 회사에 모두 남아 있는가? 아니라면 어떤 이유로 갈라졌는가?
  •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 커뮤니케이션하는가?
➍ 처우
  • 현재 재직 중인 기업에 남아있을 때와 비교할 때 연봉, 인센티브는 얼마나 달라지는가?
  • 스타트업일 경우 스톡옵션을 제공하는가? 보유 기간과 실질적 권리행사까지 얼마의 기한이 필요한가?
  • 스톡옵션을 받는 비율에 대해서 알 수 있다면,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 (나의 포지션이 얼마나 중요한 지 초기 스타트업에서 가늠하는 기준)
  • 급여 외 제공되는 복리후생(안식년, 복지포인트, 건강검진, 통신비 지원, 안식년 등) 혜택은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