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버스에 가방을 메고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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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G

연희동에 살았다.
새로운 동네에 산다니,
곁에 좋은 친구를 두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를 잘 알고 있는
좋은 친구는 우리 둘을 보며 “고양이 같다”고 헀다.
같은 공간을 쓰더라도 자신의 구역이 명확해 침범해서는 안 되는 성향.
우리야말로 떨어져 있어야 잘 어울릴 수 있는 고양이들, 고양이 둘 같다고 했다.

다행인지 우리는 바쁜 시기를 다른 시기에 보내며 함께 겨울을 보냈다.
어느 날엔 일이 많았고, 어느 밤엔 사랑을 찾아 10시간 남짓 떨어진 곳으로 떠났다.

고양이들은 같이 살았지만 서로를 방해하지 않았다.
어쩌면 서로가 고양이라는 것을 알아 방해되지 않도록 애를 썼다.


고양이들 나이가 어느새 30이 넘었다.
가깝다고 느낀, 좋아하는 대상과 살다보니
함께 산다는 것이 개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24시간을 들여 알았다.
개라고 생각했던 나는 고양이었고, 내 곁에는 닮고 싶은 고양이가 친구로 있었다.

연희동을 떠나며
이 곳에 더 자주 오겠다며,
부자들의 동네에 사는 고양이가 더 부자가 되기를 바랐다.

2018년 겨울은 규성이와 함께 살았다.

Walcol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