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일, CNBC가 보도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가 “정량 사용자 경험 리서치(quantitative user experience research)” 팀과 “플랫폼 및 서비스 경험” 팀을 대상으로 100명 이상을 해고했다고요. 일부 디자인 팀은 인원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같은 기사에서 순다르 피차이 CEO의 발언이 인용되어 있었는데요. “우리는 규모가 커지더라도 더 효율적이어야 하며, 모든 문제를 사람 수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솔직히 이 문장이 꽤 오래 맴돌았습니다.
숫자보다 해고 기준이 더 신경 쓰였습니다
구글만의 일이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7월에 약 9,000명을 해고했고, 메타도 같은 해 초에 전체 인력의 약 5%를 줄였습니다. 빅테크 전반에서 UX 리서치 포지션이 줄어들고 있다는 건 이제 뉴스가 아니라 추세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숫자보다 해고 기준이 더 신경 쓰였습니다.
TheVoiceOfUser.com에서 이번 해고를 분석하면서 쓴 문장이 있었는데요. 구글 클라우드의 일부 팀에서 L6(시니어 스태프) 미만 리서처가 전원 해고 대상이었다는 겁니다. 주니어와 미드레벨은 내보내고, 시니어 리서처와 리서치 리더는 남겼다는 뜻이에요.
리서치는 필요하지만 실행 인력은 줄이겠다는 메시지
이건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닙니다. “리서치는 필요하지만, 실행하는 사람의 수는 줄이겠다”는 메시지입니다. 인터뷰를 직접 하고, 녹취를 정리하고,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을 만드는 일. 이걸 AI와 비전문가가 대신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남는 건 “무엇을 조사해야 하는가”를 결정하고, 결과를 해석해서 팀 차원에서 실질적 비즈니스 효용을 만드는 역할입니다.
우리는 규모가 커지더라도 더 효율적이어야 하며, 모든 문제를 사람 수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CNBC가 인용한 순다르 피차이 발언, 2025.10.01 기사 재인용
‘방망이를 깎는 속도’보다 ‘어떤 방망이가 필요한 지 아는 감각’
토스증권 UX 리서처가 최근 공개한 글이 묘하게 겹치더라고요. 예전에는 리서처가 “방망이를 깎는 장인”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중요한 건 리서치 스킬 너머에 있다고. 제품과 산업을 조망하는 시야, 그리고 팀을 움직이게 만드는 리더십 말입니다.
방망이를 깎는 속도는 AI가 이겼습니다. 그건 인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방망이를 깎아야 하는지 아는 감각, 그건 비즈니스 요청에 빠르게 대응한 리서치 100건이 아니라 비즈니스와 사용자 사이에서 올바른 질문을 던져본 경험, 조직의 리소스를 움직일 수 있는 유효한 의사결정에서 길러지는 것 같습니다.
“리서치를 잘한다”라는 것, 정의가 바뀌고 있습니다
주변에 불안해하는 주니어 리서처들이 있습니다. 저도 편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건 리서치의 끝이라기보다, “리서치를 잘한다”라는 것에 대한 정의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인 것 같습니다. 무서운 변화이긴 한데, 다행히 방향은 읽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남는 리서처의 역할은 질문을 고르고, 해석의 질을 높이고, 팀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