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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d Gage, 공간과 뇌

1998년 소크 연구소의 프레드 게이지(Fred Gage)는 인간의 뇌가 죽기전까지 새로운 뇌세포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 전까지 과학자들은 성인의 뇌를 재생할 수 없다고 믿었으니 역사적인 발견을 한 거죠. Fred는 새로운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에서 매일 수천 개의 신경 세포 뉴런이 생성되는 것을 밝혔습니다. 2007년에는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공간적 환경이 뇌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는데 이 실험을 통해 공간 환경이 인간의 뇌에 미치는 영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소크 연구소에서 공간 환경이 인간의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증거를 발견한 Fred Gage ©ISSCR

물과 음식만 제공되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 환경과 다양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미로를 조성한 공간 환경에서 쥐의 뇌를 비교한 실험을 했습니다. 미로를 조성한 환경에서는 매일 음식과 물, 미로의 위치를 바꿔 주었는데, 쥐의 뇌 활동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미로 환경에서 생활한 쥐의 뇌 크기는 약 15% 정도 더 커졌고 새로 만들어진 뉴런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뉴런들보다 더 많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공간이 뇌와 신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최초의 과학적 증거가 밝혀졌고 인간이 새롭고 흥미로운 공간들을 마주하면 새로운 체험을 담을 신경 세포를 수천 개씩 만든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공간 환경이 뇌를 활성화함은 물론이고 새로운 뇌세포 생성에 관여한다는 과학적 사실은 공간을 크게 인식하지 않으며 생활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줍니다. 삶의 공간이 우리의 뇌를 건강하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뇌의 활동을 퇴보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김주연, 『스페이스 브랜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