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버스에 가방을 메고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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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시대

오랜 시간 법정에서 각양각색의 탐욕을 관찰하다 보니 탐욕의 속성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법정에서 바라본 탐욕은 버라이어티하고 전방위적이며, 디테일하고 치밀하다. 탐욕은 포기를 모르고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며, 대부분 눈매가 선하다. 탐욕은 위선적이고 게걸스럽다. 백무산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놀이동산 대기줄을 길게 하고 급행 티켓을 팔아먹고, 포경을 금지하고 고래고기를 팔아먹고, 유전무죄를 만들어놓고 전관예우를 팔아먹고, 전관예우를 만들어놓고 현직을 팔아먹고, 법을 만들어놓고 탈법을 팔아먹는, 무한 탐욕의 시대에 살고 있다(<주인님이 다녀가셨다>, ⟪그 모든 가장자리⟫, 창비, 2012).

박주영, ⟪어떤 양형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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