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뮤지엄 산’, 제주 ‘유민미술관’, 혜화동 ‘JCC빌딩’을 건축한 안도 다다오는 올해 81살입니다. 50년 동안 자신만의 건축 철학을 고집했고 그의 정체성이 된 ‘노출 콘크리트’ 기법은 이제 트렌드가 된 지 오래입니다. 흥미로운 건 그가 건축을 독학으로 공부했다는 점이죠. 건축과 관련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도쿄대 교수직을 맡은 세계적인 건축가. 그의 삶은 안에서 들여다보면 필사적이었습니다. 자서전에서 “매사 처음부터 뜻대로 되지 않았고, 뭔가를 시작한다 해도 대개는 실패로 끝났다”라고 회고하죠. 그와의 인터뷰 내용 중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요약합니다.
1️⃣ 새해 새롭게 결심하신 게 있나요?
1969년부터 현재까지 해 온 '일'을 변함없이 계속해 가는 것! 그것이 전부입니다.
2️⃣ 나이도 적지 않은데 어떻게 왕성하게 일을 하시나요?
핸디캡을 짊어졌지만, 그것을 고통스럽게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내 활력의 원천은 일입니다. 건축을 통해 나와 사회를 연결하는, 그 긴장감이야말로 내 삶의 원동력입니다.
3️⃣ 마르지 않는 창조력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었고, 다음번에는 현재의 것을 넘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장소에서 그때밖에 할 수 없는 건축을 목표로 분주히 뛰어왔죠. 하지만 지금까지 만들어온 하나하나의 일들을 되돌아보면 시작은 결코 '제로(0)'부터가 아니었습니다. 언제나 나 자신에게 체화된 기억이 그 시작점이었죠. 예컨대 고베의 롯코에서 집합주택 의뢰를 받아 산자락의 부지를 방문했을 때, 건축 예정지로 선정된 평탄한 땅이 아닌 대지 뒤편의 급경사에 강한 영감을 느낀 이유는 산토리니나 카파도키아 등 과거에 보고 체험한 아름다운 마을의 기억이 무의식 속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미래가 만들어지는. 연속되는 시간의 흐름 속에 건축적 상상력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4️⃣ 콘크리트를 왜 고집하나요?
처음 콘크리트를 선택했던 이유는 단순히 건물의 내외장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경제성에 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 사용해 보니, 자유로운 형태를 다양한 표정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소성에 무한한 가능성을 느꼈다. 콘크리트라는 현대에서 가장 보편적인 건축 공법으로 아무도 할 수 없는 것을 만들고 싶었다. 이러한 소박한 도전 정신이 지금도 내가 콘크리트를 계속해서 고집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