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레드버스백맨입니다. 2월의 마지막 날, 세 번째 [별책부록]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별책부록]은 제가 트레바리 북클럽 <리서치 하는데요>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하는 자발적인 번외 모임입니다. <리서치 하는데요> 네 번째 시즌의 번외모임 성격이었지만 시즌 1 멤버와 인스타그램으로 연결된 분들까지 함께 한 ‘잔잔하지만 단단한’ 자리였습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제가 신경 쓰는 만큼, 모임을 통해 관계와 경험이 확장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선의와 온기가 가득한 좋은 공간에서 다시 한번 [별책부록] 모임을 환대해 준 스튜디오 오오이(@studioooe) 그리고 멤버들 덕분입니다.
트레바리 북클럽 <리서치 하는데요>는 어느새 5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꾸역꾸역 어찌어찌하다 보니 5번째 시즌까지 연달아 개설했습니다. 트레바리의 성격상 제 개인적인 경험이나 리서치 관련한 질문에 대해 모임에서 소화하기 어려웠습니다. 책을 선정하고 그 책에 관한 생각을 나누며 비판적으로 토론하는 모임은 애초에 강의와 다르기에, 또 각자 클럽장에게 기대하는 역할이나 리서치와 관련해 가진 실무적인 고민이 업종, 직무 등 환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갈증은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시작한 것이 [별책부록]입니다. 시즌 별 3회 차 모임과 4회 차 모임 사이에 UX 리서치에 관한 제 생각을 공유하는 별도의 모임으로 첫 번째 시즌 때는 ‘더 나은 도시생활’을 만드는 에피소드 강남, 3층 코너룸에서. 두 번째 시즌부터는 서강대 앞에 새로 문을 연 우아하고 아름다운 공간, 스튜디오 오오이(@studioooe)에서 만났습니다. ooe(one of everything)이라는 이름처럼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며 발견하는 자리는 다음날 아침까지도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별책부록 EP.03] 프로그램
2025년 2월, [별책부록 EP.03] 모임 회고
이번 모임 발표의 제목은 <어찌어찌 꾸역꾸역 15년째 하는 일, UX 리서치>로 뽑았는데 해왔던 일들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아, 내가 이때 이런 일도 했구나”라는 것을 구글 포토와 아이클라우드 사진을 보며 깨달을 때마다 내가 UX 리서처로 일하기 위해서 50% 가까운 시간은 문제를 발견하는 것과 정의하는 것 이외의 일들을 병행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어떤 날에는 프로듀서와 음악을 만들었고, 어떤 날에는 공장에서 차량에 들어갈 파티션 양산을 테스트했습니다. 정체성의 혼란을 가진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내가 UX 리서처로서 조직 내에서 임팩트를 만들려면 문제를 해결하는 일, 그 가까이까지 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트레바리를 시작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습관 중 하나는 모임에 대한 회고를 24시간 이내에 기록하는 겁니다. 모임에서 이야기한 대로 저는 무언가를 깨닫고(Learn) 나서 그것을 기록하고 전달(Share)하는 ‘공유’의 과정을 통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각자 성장하는 방법에는 다름이 있겠지만 환경이 달라지더라도 변하지 않는 경험칙 중 하나는 나와 다른 사람,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점점 더 편향의 굴레에서 삶의 궤적을 그리고, 굳이 그 굴레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리서치를 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태도는 기본적으로 내가 보는 것, 듣는 것, 믿는 것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여지입니다. 그래서 꾸역꾸역 일어나 어제 모임 때 느꼈던 생각과 메모를 꺼냈습니다.
다음 모임에서도 가져가고 싶은 EP.03 좋았던 점
- 1시간 전 근처에 도착해서 모임에서 나눌 내용을 살펴본 것
- 번추위로 선정된 태희 님, 현아 님 도움을 받아 음식과 선물을 전보다 여유롭게 준비한 것
- 머리의 울림이 감각의 편안함에서 올 수 있도록 사전에 취합한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두고 멤버들을 환영한 것
- 공간의 특성을 고려해 파이 등 자르거나 부스러기가 남는 음식 대신 맛이 검증된 피자와 맥주 중심으로 단순하게 준비한 것
- 평소 만났던 강남아지트를 벗어나 스튜디오오오이에서 정보를 나누고 대화를 이어간 것
- 시즌4 멤버들을 중심으로 하되 시즌 1 멤버, 인스타그램으로 연결된 선영 님까지 초대한 것
- 내가 UX 리서치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해야만 했던 다른 일들을 가감 없이 이야기한 것
- 소소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선물로 나눈 것 (녹비 장갑과 다이소 북클립)
다음 모임에서는 개선하고 싶은 점
- 여석을 확보하고 Alumni 채널을 통해 희망하는 다른 참석자들까지 초대할 것
- 뉴스레터 발송시기와 연결하여 구독자 대상으로도 초대할 것
- 사전 설문을 통해 모임에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 질문을 확인해서 정보성을 강화할 것
- 모임 후에는 근처에서 오손도손 모여 [별책부록]의 번외 모임을 진행할 것
- 모임시작 시간을 30분 늦춰서 늦게 오시는 분들이 마음이 쫓기지 않도록 할 것
- 트레바리 모임처럼 준비물로 지참한 <UX 리서처의 일>을 들고 단체사진 촬영할 것
- <리서치 하는데요> 클럽에 대한 개선사항과 만족사항을 멤버들과 이야기해 볼 것
[별책부록 EP.03] 모임 산출물
- RSVP로 함께 만든 플레이리스트
- 함께 즐긴 음식과 음료, 선물과 준비물
- 피자 – 피제리아더키
- 맥주 – 월롱 블랑
- 선물 – 녹비 리프클리닝 장갑
- 선물 – 다이소 독서용 고정 집게
- 현장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