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나의 안전은 오롯이 나의 책임입니다.
글쎄요,
그건 제가 잘 모르겠어요.
아마존이 AI 기반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Alexa)’ 이용자에게 “수집을 거부할 권리”를 뒤늦게 부여했습니다. 애플의 ‘시리(Siri)’,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Contana)’까지 대부분의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가 사용자 음성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자사 직원들이 분석용으로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4월, 블룸버그에서 “아마존의 직원들이 알렉사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분석한다”라며 사생활 침해 문제를 제기한 후, 아마존이 강력한 소비자 반발에 부딪혔거든요. 이제 알렉사 사용자들은 알렉사 앱 또는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음성 녹음을 삭제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디지털 서비스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정당하게’ 수집해, ‘정확하게’ 추천해주냐에 따라 평가받을 것 같아요. 몰래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몰래 데이터를 팔거나, 부당하게 활용하는 기업은 외면받을 겁니다.
저는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나의 정보 삭제하기’ 버튼을 추가하는 모습이 두렵습니다. 이제 기업은 “선택할 기회를 제공했으나 사용자가 선택하지 않았을 뿐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디지털 서비스는 나의 위치, 검색어, 접속한 사이트, 사용시간과 구매내역 등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암묵적으로 서비스 공급자가 나의 데이터를 활용할 것이라며 예상하지만 정보가 유출되는 등 피해가 생기기 전까지는 “걱정스럽지만 편리하게” 사용합니다. 길고 긴 약관을 하나씩 읽어내려가며 동의, 미동의를 선택하기도 어려운 현실이고요. 점점 더 많은 디지털 서비스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편리함’과 ‘불편함’ 사이에서 나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요구되는 자발적 선택과 기업의 책임 논란은 지속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