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적정 용량의 감정 영역에 있을 때 탁월함을 실현합니다.
감정(Emotion)의 어원은 라틴어 emovere이고, ‘움직이게 하다, 솟구치게 하다’라는 의미입니다. 강렬한 감정은 우리를 미치게 하고 우리를 새로운 영역으로 데려갑니다. 감정은 우리를 은신처에서 불러내고 온 마음으로 몰두하게 하죠. 욕심, 두려움, 분노 같은 감정조차도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 감정들은 야망에 박차를 가하고 우리 안에 있는지조차 몰랐던 가능성을 밖으로 끄집어내기도 하죠. 우수한 성과는 역동적인 감정에서 옵니다. 자신 혹은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애쓰거나 기회를 빨리 낚아채려는 마음은 고귀한 감정이 아닐 수 있지만, 이를 원동력으로 삼는 사람은 헤라클레스급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2005년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이런 화두를 남겼습니다. "항상 굶주려라. 그리고 바로처럼 살아라." 감정을 자극하는 강렬한 말입니다. 첫 번째 아이폰이 출시되기 2년 전, 이 말은 비즈니스와 직장생활의 맥락에서는 완전히 다르게 들렸습니다. 당시 기업에서는 여전히 합리성과 냉철함, 분별력이 지배했기 때문이죠. 아이폰이 몇 세대가 발매된 뒤에야 비로소 감정이 합리적 이성보다 훨씬 더 강하게 우리를 움직인다는 생각이 실리콘밸리 너머에서도 이해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감정은 유용합니다. 하지만 특히 더 유용한 감정이 있습니다. 진정한 열정과 과도한 들뜸을 구별하고, 질투와 불쾌감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고, 하늘을 찌르는 환희부터 죽을 것 같은 우울함에 이르기까지 모든 감정의 폭을 느낄 수 있을 때, 우리는 인격적으로 성숙해집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러셀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명확히 나누었습니다. 그가 개발한 원형 모델에서 알 수 있듯이, 감정은 언제나 두 가지 차원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강렬한가? 그리고 얼마나 긍정적(부정적)인가? 두 가지 축을 조합하면 네 가지 감정 영역이 생깁니다. 스트레스, 들뜸, 우울, 몰입이죠.
탁월함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감정 영역
1️⃣ 스트레스
평소 우리는 원하는 것보다 더 자주 좌측 상단의 스트레스 감정 영역에 머뭅니다. 강하게 발휘되며 긍정적인 흥분보다는 부정적인 흥분을 더 많이 느끼는 영역입니다. 두려움이 엄습하고, 분노가 끓어오르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신체를 다그치죠. 도널드 트럼프부터 제프 베이조스에 이르기까지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내적 압박과 폭발하는 감정을 강력한 말로 표출할 줄 압니다. 이런 행위는 압박을 덜고 권력 갈증을 해소하며 자기애를 높이죠.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부정적 흥분상태는 반사적이라 신중하지 못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트레스가 우위를 차지하면 주변 상황을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합니다. 지적이고 현명한 결정에는 정서적 안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2️⃣ 들뜸
우측 상단의 감정 영역에 있으면 멋진 기분이 듭니다. 사랑에 빠지면, 승진에 성공하면, 오랫동안 눈독 들였던 가죽점퍼를 할인가에 사면, 우리는 한껏 들뜹니다. 환의의 짜릿함은 너무나 매혹적이라 우리는 이 상태에서 끌어내리는 사람을 미워하죠. 예를 들어 가죽점퍼의 소매에서 작은 흠집을 찾아내려는 사람을 미워하듯이 말이죠. 그리고 들뜰수록 자신을 과대평가하게 되고 실수와 판단 오류가 쉽게 발생하게 되며, 경고 신호를 더 자주 간과합니다.
3️⃣ 우울
긴 주말의 끝에 자주 나타나는 어두운 기분이 좌측 하단 영역입니다. 우리는 슬프고, 무기력하고, 권태롭고, 무겁게 가라앉은 기분이 들 때, 그 원인을 알지 못합니다. 그냥 아무것도 할 수가 없죠. 집중도 안 되고, 다른 사람이 볼 때에도 정신이 멍하고 무관심해 보입니다. 인생이 무의미해 보이며 설상가상 늪에서 벗어날 의욕도 없죠. 이런 감정 영역에서는 우리는 마비된 사람처럼 보입니다.
4️⃣ 몰입
탁월함의 영역입니다. 우측 하단에서 좌측 하단과 우측 상단을 약간씩 넘나들며 우리는 적절한 긍정 상태에 머물게 됩니다. 평화롭게 표류하는 초연한 기분에서 우리는 가장 창조적으로 일하고, 관심사를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죠. 다른 세 영역과 달리 이 영역의 감정은 우리를 압도하지 않고 보듬어줍니다.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굳이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 같은 들뜬 기분이 필요하지 않죠. 새로운 자극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며,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정서적 주권의 대부분은 이 영역에 해당합니다. 정서적 주권이 있을 때 우리는 우리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습니다.
Source: Source: James Russell’s ‘A circumplex model of affect’ utilized on psychology, 『엑설런스(Exzelle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