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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리서치에 대한 5가지 생각

1️⃣ UX 리서치는 UX 리서처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2022년 6월 기준으로 회사에 UX 리서처를 공식적으로 채용하고 별도 조직으로 운영하는 기업은 손에 꼽습니다. 정량 리서처, 정성 리서처를 구분하고 있는 조직은 더욱 적습니다. 많은 경우 디자이너, PM(PO)이 UX 리서치를 직접 하고 있고,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2️⃣ UX 리서치는 크게 2가지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직접 조사와 간접 조사, 질적 조사와 양적 조사입니다. 2종류로 나누어진다는 것은 둘 다 하면 좋다는 말이고, 자원과 일정에 따라 적절한 조사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는 겁니다. UT는 직접 조사에 해당합니다. 많은 경우 UT를 UX 리서치라고 생각하는데 여러 종류의 방법론 중 하나일 뿐입니다.
3️⃣ 실무에서 간접 조사를 잘 활용하면 UX 리서처가 적은 조직에서도 UX 리서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책, 논문, 아티클, 다른 조직 또는 다른 사람이 한 리서치 결과를 참고하면 UX 리서치에서 종종 범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UX 리서치를 하는 이유가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간접 조사를 잘 활용하는 것은 시니어 UX 리서처에게 필수적인 역량입니다.
4️⃣ Debrief는 UT, IDI 등 직접 조사 방법을 사용한 후에 참관자, 이해관계자와 함께 발견한 사용성 이슈나 개선이 가능한 점, 다음 CC(Carrying Capacitiy) 단서가 될 지점에 대해서 논의하는 결과 공유 미팅입니다. 가능하다면 이 미팅은 직접 조사(UT, IDI, FGI 등)를 마친 직후에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서로 같은 달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듯, 같은 이야기를 듣고도 시간이 지나면 인식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왜곡이 일어나기 전에 미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5️⃣ UX 리서처는 편향과 편견, 인지적 오류를 경계해야 합니다. 리서처도 사람이고, 사람이라면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걸 인정하는 것부터 연습해야 합니다. 모두에게 물리적인 맹점이 있듯, 인지적인 맹점이 있습니다. 본능입니다. 이 본능을 이성적으로 인식하려면 어떤 오류가 일어날 수 있는지 계속 의식해야 합니다.
확증 편향 -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향에 대한 근거만을 수집하고, 나머지는 외면하는 경우입니다. 가설 수립에서 오류를 범할 수 있고, 가설 수립이 잘못되면 리서치 전체 비용을 매몰시킬 수 있으므로 사전 준비(PREP) 미팅에서 동료들과 가설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터뷰이에게는 개방형 질문으로 묻고, 인터뷰이 숫자를 늘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허위 합의 편향 - 자신의 의견이나 신념이 실제 그러한 것보다 더 일반적이라고 믿는 경우입니다. 예컨대 "팀원들한테 물어봐. 10명한테 물으면 9명은 내 말에 동의할 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인데요. 많은 사람을 조사하거나, 자신의 가설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상대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다듬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10명에게 물어본 것과 100명에게 물어보는 것, 팀원 10명과 길가는 사람 10명에게 묻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신 & 우두머리 편향 - 인간의 기억은 가장 최근에 본 것, 처음에 본 것을 상대적으로 더 잘 기억합니다. 모더레이팅을 하다보면 처음 들었던 것, 마지막에 들었던 것을 더 자주 들었다고 회상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할 때에는 참관자를 두고, 참관자 노트를 작성하도록 요청해서 모더레이터 노트와 대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속기록에는 부족함이 있으므로 인터뷰이에게 동의를 구한 후 녹음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죠. 인터뷰와 인터뷰 사이에는 텀을 두고 짧은 휴식이라도 취해서 인터뷰이 간의 기록을 구별할 수 있는 인지적 여유를 확보해야 합니다.
암묵적 편견 - 나도 모르게 사회화 과정에서 갖고 있는 편견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해야 합니다. 내가 표준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편견을 가지려고 하지 않지만, 편견을 갖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학교 교육, 조직 분위기,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나의 성별 등 내가 선택한 것과 선택하지 않은 것들이 조합하여 나에게 무언의 압박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를 경계하려면 본인의 행동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자신의 행동이 편견이 아닌지 묻고 타인의 행동과 비교해야 합니다.
매몰 비용의 오류 - 투자한 비용이 아까워서 하게 되는 비합리적인 행동들이 있는지 의식해야 합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프로젝트를 작은 단계로 나누고, 초기에 충분한 논의를 해서, 누구를 상대로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검증할 것인지 합의해야 하죠. 그리고 계속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를 결정하는 휴게소 지점들을 계획해두어야 합니다. 빨리 포기할 수 있는 판단까지도 시니어 리서처가 갖춰야 하는 능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