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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리서치에 관한 11가지 생각

1️⃣ 매주 하는 일이어야 한다. 리서치는 보여주기식 정례 이벤트가 되어선 안된다. 일 년에 두 번 날짜를 지정해두고 한다든지, 분기별로 1번씩만 정기적으로 리서치를 하는 것은 UX 리서치가 제품 내에서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못하는 상황을 만든다. 비즈니스에 문제가 있을 때, 제품의 어떤 부분 때문에 문제가 벌어지는 것인지 혹은 제품과 별개의 방식(무료 프로모션 종료, 경쟁사 프로모션 강화, 거시 경제 등)인지를 진단하는 것이다. 제품 Health Check는 매주 있어야 한다.
2️⃣ 가르치지 마라. 리서처가 인터뷰할 때 인터뷰이의 언어를 쓰는 게 중요하다. 참관자와 모더레이터가 아니라 인터뷰이가 편하게 느끼는, 그래서 가장 최근의 경험을 자세히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평소에 사용하는 용어와 표현을 듣는 것은 인터뷰에서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이다. 인터뷰이가 업계 용어와 다른 용어(필터를 카테고리라고 한다던가)를 사용해도 선생님처럼 고치지 말고 적당히 맞춰주자. 본인이 전문가라는 생각과 태도를 내려두고 최대한 경청하자. 가르치려는 태도는 No! 인터뷰이에게 리서처가 가리킬 것은 있어도 가르칠 것은 없다.
3️⃣ 상황에 맞춰서 유연하게 대응한다. 인터뷰이 연령대에 따라 톤 앤 매너와 텐션을 달리한다. 디지털 기기에 친숙해서 Zoom을 통해 화면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 Zoom을 인터뷰 때문에 처음 설치한 사람에게 동일한 톤 앤 매너로 모더레이팅을 하지 마라. 가장 빠르게 리서치 환경을 설정하는 상황이 무엇인지 리서치하는 것까지 리서처의 일이다.
4️⃣ 인터뷰 시간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모더레이팅을 한다. 말하다 보면 본인이 말을 다르게 하는 걸 인지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맥락을 고려해서 이유와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제가 고객님 생각을 정확하게 이해한 게 맞는지, 제가 이해한 대로 말씀을 드릴게요. 혹시 제가 다르게 이해한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와 같이 지금 말한 내용이 아까 한 것과 동일한지)한번 짚어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5️⃣ GIGO(Garbage In, Garbage Out). 구체적으로 질문할수록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데 쓸만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육하원칙 구조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두루뭉술하게 일반적인걸 물어보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거나, 정보값이 없는 답변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6️⃣ 기다릴 때와 기다리면 안 되는 상황을 구별한다. 사용자는 질문을 받고 상황을 바로 기억할 수 없을 때, 그 상황에 가장 합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답변을 내놓는다. 5초 안에 답변을 하도록 해서 각색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기억이 안나요"라는 대답까지 쉽게 할 수 있도록 리서처가 '몰라요'가 가능할 만큼 편안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7️⃣ 바로 후속 리서치가 생길 수 있음을 염두하자. 리서치도 프로젝트이다. 후속 리서치 불확실성을 줄이려면 처음부터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거나, 선행 리서치를 활용해야 한다. 무작정 인터뷰나 설문조사부터 시작하고 본다는 리서처 태도는 애자일한 방법론이 아니다.
8️⃣ 한계를 깨닫는다. 리서치가 갖는 임팩트를 만들려면 한계부터 인정해야 한다. 리서치는 정답을 얻는 게 아니라, 가장 심각한 문제와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과정이다. 리서치 결과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팀에서 함께 받아들이고 이에 따라 후속 리서치를 빠르게 시작할 수 있는 조직문화의 안정감이 필요하다.
9️⃣ 프로토타입을 준비해라. 이미지를 보여주고 고르게 하는 것보다 실제 인터랙션이 있어서 작동하는 제품, 즉 흐름이 있는 프로토타입을 제공하고 태스크를 수행하게 하는 게 검증하는데 훨씬 좋다. 인터랙션은 사용자에게 현실감을 주고, 현실감은 모더레이팅 과정에서 편향을 경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 데이터에 재미를 붙여라. 적어도 국내 Tech 업계에서 정량 리서처, 정성 리서처 구분은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 정성 리서처라도 리서치를 설계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을 BA, Data Scientist 등 전문가처럼 할 필요는 없지만, 필요한 기초 데이터를 리서처가 직접 추출하고 그 의미를 해석할 정도로 공부하면 좋다. 특히,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갈수록 이 능력이 요구된다.
ℹ️ 프로젝트를 관리해라. 리서치는 매번 주제가 달라지는 비즈니스 프로젝트이다. 패널을 구축하고 모으는 과정까지 1년이 걸렸지만, 패널이 일단 만들고 나면 개인정보보호 검토나 리서치 참여를 위한 서약서, 사례 제공을 위한 정보 확인 등에 걸리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든다. 당장 급한 프로젝트들에만 집중하다 보면 리서치를 하기 위해서 매일 운영성 시간을 반복해서 쏟아야 하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무검토를 받고 회사의 데이터 정책에 따라 패널을 구축해야 한다. 보통 이 일은 리더가 이끌거나 리서처 중 시니어가 주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단, 패널을 구축하고 나면 리크루팅과 정산에 걸리는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리서처와 리처치 코디네이터 모두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