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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조직이 경계해야 할 11가지 편향

UX 리서처뿐만 아니라 프로덕트 디자이너, UX 라이터, PO, 마케터 모두 알아두면 좋은 11가지 편향을 정리했습니다.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급자가 만드는 것이 기본적으로 사용자 중심적이라기보다는 만드는 사람의 생각과 그들의 편향에서 시작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만드는 사람이 더 수고스러울수록 쓰는 사람은 덜 수고스럽습니다.

1. 자기 고양적 편견 (Self-Serving Bias)

내 실패는 내가 아닌 외부환경으로 인한 것이지만, 내 성공은 나로 인한 것이라고 믿는 편향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조상 탓"하는 태도가 대표적인데요. 아이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면 배우자를 닮아서가 아니라, 나를 닮아서라고 믿는 것. 자신이 시험에서 100점을 맞으면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한 탓이고, 남이 100점을 맞으면 문제가 쉬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처럼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고하는 방식입니다.

2. 지식의 저주 (Curse of knowledge)

무언가를 알고 나면, 모두가 그걸 알고 있다고 가정하게 되는 편향입니다. '애국가'와 같이 누구나 쉽게 알만한 노래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출제자는 박자에 맞춰 책상을 두드리며 노래의 리듬을 피실험자에게 들려주고 피실험자는 리듬을 통해 출제자가 낸 문제의 답, 즉 어떤 노래인지 맞춰야 합니다. 피실험자는 이 노래를 얼마나 맞출 수 있을까요? 출제자들은 80%가 맞출 것이라 예상했지만 정답률은 30%에 불과했습니다. 자기가 알고 있으면 상대도 알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입니다.

3. 더닝 크루커 효과 (Dunning-Kruger Effect)

더 적게 아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더 많이 알고 나서 자신감이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실제로 일을 하다보면 책 한 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서울 때가 있었습니다. 1999년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 실험논문에 따르면 참가자들의 논리, 문법, 유머감각 시험에서 하위 25%에 해당하는 이들이 대체로 자신의 실력이 평균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자체 평가하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메타인지 (metacognition)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며 과신하는 태도가 사회적 이득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강화될 수 있습니다.

4. 신념 편향 (Belief Bias)

어떤 주장에 대해 얼마나 강력한 근거로 뒷받침되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그럴듯한 주장인가에 따라 판단하는 편향입니다. 예컨대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에 대해 갖고 있는 팬심은 브랜드가 새롭게 진행하는 캠페인, 심지어 과대광고에 대해 그대로 수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때가 있습니다. 나이키에서 스마트폰을 만들면, 나이키가 만들었으니 나이키 운동화처럼 전자제품까지도 인체공학적일 것이라는 신념이 그대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5. 몰입상승효과 (Escalation of Commitment)

변수가 생겨도 방향을 바꾸기보다는 이미 선택해서 기회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편향입니다. 주식투자를 할 때, 이미 손해를 본 상황이고 투자한 회사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쉽게 투자를 포기하지 못하고 희망을 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일에 대한 낙관주의, 매몰 비용에 대한 감정적 집착, 책임감이 높을수록 몰입상승효과가 극대화됩니다.

6. 도박꾼의 오류 (Gambler’s Fallacy)

과거 사례에 의해 미래 확률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향입니다. 주사위를 던졌는데, 다섯 번 연속 홀수가 나왔다면 사람들은 이제 짝수가 나올 차례라고 생각하는 상황이 있죠. 최근에 안 나온 숫자가 다음번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실제로는 과거 사례에 의해 다음 주사위에서 나올 숫자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7. 무위험 편향 (Zero-Risk Bias)

더 많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선택지가 있을 때에도, 작은 리스크를 0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편향입니다. 합리적으로 판단하려면 모든 선택은 리스크를 갖고 있기 마련입니다. 1%의 리스크도 용납하지 못한다면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하거나, 판단이 느려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몰입상승효과가 커질 위험이 있습니다.

8. 외집단 동질성의 효과 (Outgroup Homogeneity Bias)

내가 속한 집단 외부의 특성이 모두 동일하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속한 집단 내부에는 외모, 직업, 성격, 태도 등 여러 속성에서 다양성이 존재한다고 믿는 편향입니다. 이 편향은 내가 속한 집단을 더 우월하다고 판단하고 편애한다. 일종의 고정관념을 쉽게 만듭니다.

9. 클러스터 착각 (Clustering Illusion)

무작위 데이터 집합에서 특정한 패턴을 찾으려고 하는 편향입니다. 동일한 사건이 연속해서 발생했을 때, 우연히 발생한 것임에도 이 상황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고 그 이유를 찾으려는 현상이 있습니다. 예컨대, 매장에 같은 제품을 나란히 진열했을 때,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가장 좋은 제품, 그다음으로 좋은 제품, 가장 안 좋은 제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할 때가 있습니다. 마케터는 이를 활용하려고 하죠.

10. 맹점 오류 (Blind Spot Bias)

자신이 편향에 빠졌을 때 스스로 발견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결정할 때 스스로 편향을 넘겨짚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편향을 쉽게 찾아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내가 하면 완벽한 논리라고 믿지만, 남이 하면 편향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는 메타 편향 (Meta Bias)라고도 부릅니다. 자신이 어떤 편향에 빠져도 스스로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11. 프레이밍 효과 (Framing Trap)

동일한 문제라도 어떤 식으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오류가 발생합니다. 2가지 질문을 한번 보고 어떤 선택을 할지 생각해보세요. 1) 계좌에 2,000만 원이 있고 300만 원을 잃거나 500만 원을 버는 기회가 50:50 확률로 있을 때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기회를 받아들일 것가요? 이 질문을 바꿔서 2) 계좌에 2,000만 원을 유지하겠습니까? 아니면 계좌에 1,700만 원 또는 2,500만 원이 있을 확률이 50:50일 때 받아들이겠습니까?라고 물으면 답이 달라집니다. 합리적이라면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은 동일해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첫 번째 질문에서는 이 기회를 거부하고, 2번째 질문에서는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준점이 달라졌기 때문인데요. 기준점이 0인 첫 번째 프레임은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손실을 강조하고 손실에 대한 생각이 방어적인 태도로 이어집니다. 2번째는 0이 아닌 2,000만 원을 기준점으로 삼기 때문에 선택에 대해 원근감을 갖게 되고 재정적인 영향을 고려해서 판단하므로 2,500만원을 선택합니다.

Source: HBR, <The Hidden Traps in Decision Making>, X @Dani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