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웠다.
Walcoln
포기할 게 얼마되지 않으면
평안이 아니어도 무뎌질 줄 알았다.
모든 걸 걸 수 있을 만큼의 사랑이라고 했을 때,
모든 걸 다 포기하고라도 얻고 싶은 사람이고 이룰 사랑이라 했을 때.
오르막 길을 오르고 시간이 지나 우리 같이 있게 되었을 때, 두려움은 더 커졌다.
돌아보니 정작 포기한 건 나였다.
가족, 친구, 동료, 보잘 것 없는 평판과 아린 생채기들.
포기할 수 있는 것과 포기해버린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었다.
포기할 수 있는데 포기하지 않은 것들은 일상에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
포기해버린 순간 이미 많은 것이 달라져 스스로 다가가지도, 상대가 다가오지도 않으니.
낯선 환경에 나를 던지고
이따금 찾아오는 죄책감에 나를 미워하고
그 미움보다 위대한 사랑을 택했노라 위로하며
평소에도 강했던 자기방어기제는 더 강력해져갔다.
오르막 끝에 이르니
몇 평되지 않는 작은 공간에서 결국 만났지만,
밖을 보니 더 높은 곳이 있었고 그 곳에 오르려면 다시 내리막 길을 걸어야 했다.